“욕망 드글드글”…‘둘째 득녀’ 송중기, ‘보고타’로 느낀 책임감(종합)[MK★현장]

아이 둘 아빠가 된 배우 송중기가 ‘보고타’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보고타: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감독 김성제)의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와 김성제 감독이 참석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6일 오전 영화 ‘보고타: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감독 김성제)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머나먼 타국에서 이방인이 된 한국인들의 생존기를 강렬한 범죄 드라마 장르로 담아낸 김성제 감독은 “서울의 반대편에서 가장 먼 곳 같은 곳, 우리한테 낯설고 생경할지 모르겠지만 멀리 있는 큰 도시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이민자들,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너무 일찍 되어버린 청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집안이 망해서 멀리 떠난 소년이, 시절을 관통하면서 생존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이런 과정에서 결국에는 우정과 배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기 위해 우정을 나누고 배신을 하기도 하는 이야기다”라고 소개했다.

‘보고타’는 남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마약이라는 소재를 배제하고, 의류 밀수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한인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려낸다. 배우 송중기부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 등이 밀도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공감과 연민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배우들에게 보고타라는 생경한 도시에서 이방인이 된 한국인들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담은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김종수는 “보고타는 너무 생경한 도시이다. 상상도 불가능한 도시였는데 대본을 보고 시나리오 자체가 가족사, 성장 이야기이기도 한데 이 이야기가 생경한 도시에서 펼쳐진다면 멋있는 이야기가 나올까라는 끌림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6일 오전 영화 ‘보고타: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감독 김성제)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송중기는 “눈에 들어온 건 한국인들끼리의 갈등이었다. 해외에 자리 잡은 한국인들의 갈등, 그게 낯선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었다. 그런 크고 작은 갈등들이 보고타라는 남미에서 벌어지면 궁금했고, 기대한 만큼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특히 매 작품마다 새로운 도전을 꾀하는 송중기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얼굴로 돌아온다. 1997년 IMF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해 아버지 손에 이끌려 낯선 땅 보고타에 도착한 소년 국희부터 생계와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청년 국희까지, 가장 높은 6구역에 올라가기 위한 험난한 여정과 그 과정에서 깊은 고뇌와 선택을 거듭하는 송중기의 다채로운 면면은 복합적인 감정과 변화의 순간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송중기는 “제가 최근에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욕망이 드글드글한 친구다. 국희는 욕망덩어리이다. 그 욕망이라는 건 단순하다.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리고 그걸 좀 좋게 표현하자면 책임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저의 입장에서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은 저의 아버지(근태 역)였다. 시작과 끝이 안 좋다. 그래서 제가 ‘내가 해야 한다’는 속에서의 책임감과 뜨거운 것들이 올라오는 친구라서 끝으로 갈수록 용암처럼 뜨거워지는 친구다”고 설명했다.

외형적인 변화도 시도했다. 그는 “사실 제가 평소 저의 성격이 몸에 뭔가를 걸치는 걸 많이 안 좋아한다. 액세서리를 제 돈 주고 사본 적이 거의 없는데, ‘보고타’의 이희준, 권해효 선배님과 콜롬비아 사람들을 관찰하고 나서 귀걸이를 해볼까, 머리를 짧게 잘라볼까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처음 시도해본 것들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6일 오전 영화 ‘보고타: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감독 김성제)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1997년 IMF라는 시대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시대적인 배경도 배경이지만 보편적으로 가족이 됐든, 큰 개념으로 교민사회가 됐든, 국적이 다른 나라가 됐든, 각자만의 책임져야만 하는 식구들이 있고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산다’는 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살아남아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는 걸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그런 단어들에 집중을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보고타’는 코로나 시기 때 작품을 촬영한 작품으로, 송중기는 이에 대한 부담도 언급했다. 그는 “부담감이 당연히 있었다. 다른 작품 맡을 때와는 특별한 부담감은 아니었다. 팬데믹 상황은 전세계 모두가 겪은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주연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에 집중했다. 작지만, 짧지만 부족한 내공에서 느낀 건 제가 뭘 억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없더라. 주어진 거 안에서 이 영화를 잘 소개해드려야겠다는 묵직함으로만 갖고 가고 있었다. 그 안에서 심각한 부담감을 갖지는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김성제 감독은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까에 대한 고민을 작업 내내 이어갔다. 그는 “영화를 만들면서 내내 찾던 질문이었다. 이게 답인지는 모르겠다. ‘보고타’는 우정과 배신의 드라마다. 우정과 배신의 드라마는 클래시컬하고 아주 반복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끼리의 사소한 이권을 둘러싼 이야기라는 것, 그런 것들은 보편적이다. 그 끝에 뭔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남는 것이다. 이 안에는 벅차다라는 말이 있는데, 영화를 표현할 때는 그 부분이 오글거려서 중요하게 편집하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하는 내내 ‘벅차다’라는 단어를 양면적으로 사용할까를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보고타’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6일 오전 영화 ‘보고타: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감독 김성제)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삼성동(서울)=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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