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 마레스카는 냉정했다.
첼시는 오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브렌트포드와 2025-2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첼시의 올 시즌 시작은 좋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했으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5-1로 꺾었고 풀럼까지 2-0으로 잡았다.
계속된 런던 경기,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홈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상황. 첼시는 3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내부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 리암 델랍, 리바이 콜윌, 다리우 이수구 등이 장기 부상 중이다. 에이스 콜 파머는 최근 훈련에 복귀했으나 출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외에도 로메오 라비아, 브누아 바디아실이 결장할 예정이다.
마레스카 입장에서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리스 제임스가 최근 잉글랜드 대표로서 안도라, 세르비아전에서 70분 가까이 출전, 컨디션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힘든 상황에도 마레스카의 시선은 라힘 스털링, 악셀 디사시에게 향하지 않고 있다. 흔히 말하는 첼시의 ‘폭탄 스쿼드’를 외면, 그들과 함께할 가능성마저 끝냈다.
영국 매체 ‘BBC’는 “마레스카는 올 시즌 개막 이후 스털링, 디사시를 본 적이 없으며 그들은 ‘폭탄 스쿼드’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두 선수는 당분간 1군과는 다른 훈련장, 트레이닝장, 라커룸을 사용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스털링과 디사시는 올 여름 스탬포드 브리지를 떠나 다른 팀으로 갔어야 했다. 스털링은 유벤투스,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연결됐으나 런던 내 다른 클럽이 아닌 이상 이적을 원하지 않았다. 32만 5000 파운드의 높은 주급 역시 발목을 잡았다.
디사시 역시 선덜랜드, 본머스, 웨스트햄 등의 관심에도 AS모나코 복귀만 기대했다. 그렇게 그 역시 첼시에 남게 됐다.
결국 스털링과 디사시는 스탬포드 브리지를 떠날 기회가 있었으나 스스로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마레스카는 “스털링, 디사시는 첼시 선수들이다. 다만 지금은 따로 훈련 중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다. 나는 올 시즌 개막 후 그들을 본 적이 없다. 스털링도 디사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른 시간, 다른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스털링과 디사시가 자신의 계획에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해 묻자 “없다”고 강조했다.
단호한 모습이다. 현재 첼시의 상황을 보면 스털링, 디사시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마레스카는 전력을 보강하는 것보다는 팀 기강을 우선했다.
한편 마레스카는 스털링, 디사시 그리고 다트로 포파나를 2025-26시즌 선수 명단에 등록했다. 다만 형식적인 선택으로 해석되고 있다.
‘BBC’는 물론 ‘메트로’ 역시 “스털링, 디사시, 포파나는 현재 첼시 로스터에 여유가 있어 단순히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U21 선수가 워낙 많아 그들이 메인 명단에 포함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바라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