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동완이 ‘2025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조연상을 수상한 뒤 끝내 눈물을 보였다. 앞서 ‘가난 밈’과 ‘가난 챌린지’를 강하게 비판했던 김동완의 발언과 맞물리며, 그의 진심 어린 소회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25 KBS 연기대상’에서는 방송인 장성규, 배우 남지현, 문상민의 진행 속에 시상식이 펼쳐졌다. 이날 조연상은 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김동완과 박준금이 공동 수상했다.
무대에 오른 김동완은 “KBS에서 비교적 빨리 주연을 맡아 드라마를 시작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나는 배우만 전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도 이제 중년이다. 중년 배우라면 다들 느끼겠지만, 섭외가 정말 많지 않다. ‘들어갔다’, ‘안 됐다’를 계속 반복하며 지냈다”며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완은 “나는 생활형 연예인으로 살아왔다. 그럼에도 작가님이 나를 고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했다”며 “생각보다 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더 잘해보고 싶다”고 담담하게 포부를 전했다.
이날 김동완의 수상 소감은 최근 그가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가난 챌린지’ 논란과 맞물리며 더욱 묵직하게 다가왔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비행기 1등석에서 라면을 먹거나, 고급 외제차와 함께 “기름 넣을 돈이 없다”는 식의 게시물을 올리며 가난을 희화화하는 콘텐츠가 확산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동완은 “가난은 농담으로 쓰기 힘든 감정”이라며 “웃기기 위해서 해서는 안 되는 말과 연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삼각김밥 하나를 살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이야기는 공개된 SNS가 아니라 지인들끼리 있는 단톡방에서만 하라”고 일침을 날렸다.
특히 김동완은 “나도 홀어머니와 반지하 생활을 오래 했다. 그래서 ‘가난’이라는 단어가 늘 마음에 걸린다”며 자신의 경험을 직접 언급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가난을 소비하는 콘텐츠에 대한 비판, 그리고 ‘생활형 연예인’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백. 김동완의 눈물은 단순한 수상 소감이 아닌, 그가 걸어온 시간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긴 순간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하얀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