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제리’의 목소리로 수십 년간 안방극장을 채웠던 성우 송도순이 별세했다. 큰아들이 상주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방송계는 한 시대를 함께한 목소리의 작별을 애도하고 있다.
성우 송도순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0시께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유족에 따르면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으며, 큰아들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남편과 둘째 아들도 빈소를 지키며 고인을 배웅하고 있다. 발인은 오는 3일 오전 6시 20분이다.
1949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송도순은 1967년 동양방송(TBC) 성우 3기로 입사하며 방송계에 발을 들였다.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에는 KBS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성우이자 해설자로 폭넓은 영역을 구축했다.
그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작은 MBC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였다. 원작에는 없는 해설을 더해 특유의 또렷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로 상황을 풀어내며, 작품에 한국적 정서를 입힌 주인공이었다. 이 해설은 ‘톰과 제리’를 기억하는 세대에게 송도순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상징이 됐다.
이외에도 ‘싱글벙글쇼’, ‘저녁의 희망가요’, ‘명랑콩트’ 등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고, TBS 개국 이후에는 성우 배한성과 함께 ‘함께 가는 저녁길’을 17년간 이끌며 ‘똑소리 아줌마’라는 별칭으로 사랑받았다.
송도순은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배한성, 양지운 등과 함께 스피치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성우와 방송인을 꿈꾸는 이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1975년 대한민국 방송대상 라디오 부문 대상, 2020년 보관문화훈장 수훈 등 공로 역시 방송사에 깊이 남아 있다.
목소리로 시대를 건넜던 성우 송도순. 그의 이름은 수많은 장면 속 해설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될 전망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