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홍명보호 바라본 벤투 감독…“한두 사람 탓 아냐, 한국축구 구성원 모두 냉정하게 분석하고 고민할 시기”

파울루 벤투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월드컵에서 쓰라린 결과를 안고 온 한국 축구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벤투 감독은 1일 연합뉴스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은 한두 사람에게 책임을 돌릴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1부터 10까지 원점에서 돌아보며 재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중심으로 이른바 ‘황금세대’를 앞세웠지만, 불협화음만 남기며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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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짜릿한 역전승으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으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졸전 끝에 패하며 충격만 남겼다.

벤투 감독은 “이런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축구에서 약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은 종종 일어난다. 한국이 그 이변의 희생양이 됐을 뿐이다. 핵심은 이 실패를 딛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4년 이상 팀을 이끈 ‘최장수 사령탑’이다. 그는 대표팀에 빌드업 축구를 이식하며 뚝심 있는 모습을 보였다.

빌드업 축구로 인한 비판에도 팀의 철학을 입히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오히려 주도적인 축구를 선보이며 통산 세 번째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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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계도 벤투호의 16강을 축하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4년 전 월드컵을 돌아보며 “힘든 상황에도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간의 탄탄한 믿음이 있었다”라며 “한국에 부임 당시 팀 고유의 전술 색깔을 입히는 걸 가장 중점으로 뒀다. 선수단과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체계를 만들었고, 선수들이 스스로 그 과정을 확립할 수 있는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숱한 위기와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에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홍명보호와 벤투호는 호흡을 맞춘 시간도 다르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월드컵까지 약 2년의 시간이 주어졌고, 벤투는 4년 동안 팀을 이끌았다. 벤투 감독은 준비 기간과 주어진 시간의 차이도 결과에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사진=천정환 기자

대표팀 사령탑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됐다. 지난달 29일 홍명보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반납했다. 더욱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역시 이번 대회를 끝으로 사퇴 예정이다.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협회장 선거와 감독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제는 아시아의 호랑이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한국 축구다. 1960년 이후 아시아 최정상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6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지만, 그 전에 수뇌부를 비롯한 사령탑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진 원본=대한축구협회. 편집=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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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나는 한국에서 4년 넘게 팀을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내가 떠난 뒤 감독 대행을 포함해 4년 동안 4명의 감독을 거쳤다”라며 “대한축구협회가 향후 행보를 다시 짚어봤으면 좋겠다. 감독과 선수들이 신뢰를 쌓고 확고한 경기 철학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수뇌부 등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거듭 고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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