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계의 거목 심수봉이 18세 후배 가수 김다현을 향한 공개 저격 논란 하루 만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대중의 거센 질타와 갑론을박 속에서 이뤄진 사과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리며 싸늘함과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제10회 진안고원 트로트페스티벌’ 무대에서 불거졌다.
이날 김다현이 먼저 무대를 무사히 마친 후, 뒤이어 오른 심수봉은 돌연 “제 앞에 노래 부른 여자”, “제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며 “젊은 아가씨가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도 모르는 아가씨”라고 공개적으로 혹평했다. 명확한 이유나 구체적인 지적 없는 일방적인 비판에 현장은 얼어붙었고, 직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선배의 도 넘은 ‘갑질’이자 ‘공개 망신주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심수봉은 21일 소속사를 통해 공식 사과에 나섰다. 심수봉은 “지난 9월 20일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지방의 한 트로트축제 무대 위에서 말 그대로 실언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일 행사장 소음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모두가 웃고 즐겨야 할 트로트 축제 현장에서 적절치 않은 순간에 상식을 벗어난 말로 뱉어진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인정했다.
또한 “무엇보다 앞 순서 가수가 정확히 누구인지 몰랐고 특정인을 망신 주기 위해 한 말은 절대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김다현 측에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부친으로부터 김다현이 콘서트에서 ‘백만송이 장미’를 피아노로 치며 불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생각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공식 사과 소식이 전해진 후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면서도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공개적으로 망신을 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앞 순서 누군지 몰랐다는 건 변명처럼 들린다”, “18세 어린 후배가 마 받았을 상처는 생각 안 했나, 사과문만으로는 씁쓸함이 지워지지 않는다”, “지방 행사 스트레스를 왜 무대 위에서 후배한테 풀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선배로서 실수를 인정하고 빠르게 고개 숙여 사과한 만큼 이제는 그만 비판해야 한다”, “본인도 마음이 많이 무거웠을 터이니 후배와 원만히 풀었기를 바란다”며 옹호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청학동 훈장’ 김봉곤의 막내딸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아 온 18세 고등학생 가수 김다현과, 레전드 가수로 존경받아 온 심수봉의 이번 충돌은 가요계 선후배 관계와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묵직한 과제를 남겼다.
진심 어린 사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가시지 않을 여진 속에서 두 사람이 훈훈한 화해로 이번 사태를 매듭지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