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LA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은 공식 기록 기준으로 화씨 100도(섭씨 약 37.8도)의 무더위 속에서 진행됐다.
경기가 열린 로스앤젤레스는 최근 강한 고기압과 사막에서 불어오는 더운 바람의 영향으로 폭염을 겪고 있다. 다저스타디움이라고 이 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여기에 경기 시간도 오후 1시에 시작되면서 이날 경기에 출전하는 양 팀 선수와 5만 194명의 관중들은 한여름 같은 더위에 그대로 노출됐다.
기록 전문 업체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이날 기온은 공식 기록 기준으로 2017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차전(103도) 다음으로 더운 포스트시즌 경기로 기록됐다.
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했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그때 정말 더웠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최대한 수분 보충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더위에 흔들리지 않게 하면서 투수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양 팀 모두 조건은 똑같다”며 더위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원정팀 애틀란타는 조금 더 여유로운 분위기다. 월트 와이스 감독은 “우리가 애틀란타에서 왔다는 것을 기억하라”며 더위에 익숙한 지역에서 왔음을 강조했다. 외야수 레인 토마스도 “애틀란타보다 덜 덥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와이스는 로버츠 감독과 마찬가지로 “투수들에게는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 외에는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더위가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학에서 환경 과학을 전공했던 애틀란타 좌완 브렌트 수터는 “이 더위를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지는 않았다. 지금은 경기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 말하면서도 “물론 마음 한구석에는 ‘10월 LA에서 이 기온이라니, 이건 비정상이야’라는 생각이 있다. 슈퍼 엘니뇨 현상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더위 속에서 매일 뛰는 야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다저스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주 무더위가 예상되기에 디비전시리즈 1, 2차전을 보러오시는 팬 여러분은 모자, 선크림 등 적절한 보호 장비를 준비하시기를 권장한다”는 안내문을 남기기도 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하루 뒤 열리는 2차전은 해가 떨어진 뒤인 오후 5시에 경기가 열린다는 점이다.
다저스의 2차전 선발 블레이크 스넬은 “5시 경기라 괜찮을 것이다. 여전히 덥겠지만, 해가 쨍쨍한 오후 1시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2차전은 조금 더 나은 상황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