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게 봤다가 큰코다쳐.’
V-리그 여자부 신생팀 SOOP의 2026-27시즌 출사표다. 김세진 감독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여러 제안을 받은 뒤 고른 구호지만,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SOOP은 지난 5월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경영 위기를 맞은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해 탄생한 팀이다. 지난 6월에는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본부장을 역임한 김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해 팀 꾸리기에 나섰다.
한국 남자 배구의 스타 플레이어 중 한 명인 김 감독은 선수 은퇴 후 남자부 신생팀인 OK저축은행의 초대 감독으로 우승 타이틀을 단 경험이 있다. 이후 행정가로 활동하다 7년 만에 감독으로 복귀했다. 이번엔 여자배구 신생팀에서 새 출발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구단의 존폐 위기 속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냈다. 박정아(한국도로공사)와 이한비(현대건설)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적했고, 외국인 선수 조이와 재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도 참여하지 못한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통해 뒤늦게 전력을 갖췄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최선을 다해 부딪힐 예정이다. 그는 “팀이 꾸려진 지 두 달 반이 됐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정신없이 보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준비 과정도, 선수 수급도 어려움이 컸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OK저축은행을 맡을 때 미친 사람처럼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50대 중반이다. 그때보다는 차분해졌다”라며 “그렇다고 열정이 사그라든 건 아니다. 전보다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배구를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1년 창단해 4시즌 연속 꼴찌를 기록한 전신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를 면했다. 김 감독은 “우선 다음 주 열리는 KOVO컵에서 1승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전신 팀도 그렇고 컵대회 1승이 없다”라고 짚었다.
이어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그저 재밌게 뛰길 바란다. 경기에서 볼을 피하고 두려워하기 시작하면 준비한 것도 나올 수 없다. 배구가 재밌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많다. 김 감독은 “연습 경기를 해보니 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이 떨어진다. 세터들이 고생이 많다”라며 “수비 시스템을 잡아가고 있다. 훈련장에 수많은 그림이 붙여져 있다. 선수들 라커룸도 그렇다. 선수들이 오가면서 자주 보고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은 약속부터 하나하나 지키고, 부지런히 움직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청담(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