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원이 아니다”…탑 20년 팬사이트, 대화 내역까지 공개한 작심 비판

그룹 빅뱅 출신 탑을 20년간 응원해 온 팬사이트가 운영 종료와 함께 소속사와 주고받은 대화 내역을 공개했다. 팬 전시 취소를 둘러싼 해명을 넘어, 팬들의 자발적인 노동과 비용에 기대온 소속사의 운영 방식과 탑의 활동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지난 9일 운영 종료를 알린 ‘최승현닷컴(CHOIDOT)’ 운영진은 장문의 글에서 “더 이상 그를 먼저 배려하며 침묵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개문은 소속사의 팬 소통 문제, 전시 취소 경위, 문제 해결을 위해 연락한 과정, 운영 종료를 결심한 이유 등으로 구성됐다.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팬 전시의 예약 부진과 비용 부담이다. 운영진에 따르면 전시 예산은 약 900만원이었다. 관람객 300명의 입장료로 750만원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운영자 두 명이 부담할 계획이었다.

그룹 빅뱅 출신 탑을 20년간 응원해 온 팬사이트가 운영 종료와 함께 소속사의 운영 방식과 탑의 활동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 사진 = 탑 SNS

그러나 첫 주 신청자는 약 20명에 그쳤다. 신청 기간을 2주에서 4주로 늘리고 여러 차례 홍보했지만, 전체 예약 인원은 하루 예정 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시점에 운영자 부담 예상액은 이미 600만원을 넘었다.

이후 열애설 보도와 함께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부담액은 약 700만원까지 늘었고, 결국 전시를 취소했다. 다만 운영진은 취소한 관람객들의 사정은 각기 다를 것이라며, 모두 열애 때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사생활이기에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 취소를 ‘연애에 화가 난 팬들의 행동’으로 해석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해외 팬들의 항공권·숙박 예약에 따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취소 사실과 예약 현황을 신속하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팬사이트가 문제 삼은 것은 전시 한 건에 그치지 않았다. 운영진은 탑과 소속사 탑스팟 픽쳐스가 팬 서포트를 받으면서도 공식 문의 채널을 마련하지 않아, 해외 팬들의 문의와 불만까지 팬사이트가 떠안았다고 주장했다. 공식 문의 이메일 개설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소속사 관계자와 주고받았다는 메시지와 이메일을 공개했다. 자료에는 팬들이 준비한 컴백 광고의 글꼴과 색상에 대한 수정 의견, 다른 팬 계정에 올라온 사진의 삭제 협조 요청, 팬 행사 준비와 관련한 문의 등이 담겼다.

사진 = 최승현닷컴

특히 광고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소속사 측이 탑의 의견이라며 색상과 글꼴 변경을 전달한 내용이 포함됐다. 운영진은 팬들이 비용을 모아 진행하는 응원 활동에도 소속사가 구체적인 수정을 요청하면서, 정작 팬들을 위한 안내와 소통은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공식 행사에서 촬영한 사진을 소속사 요청에 따라 전달했다는 이메일도 공개됐다. 다만 해당 사진이 실제로 게시되거나 활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운영진의 설명이다. 팬사이트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돕는 것과 소속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탑의 본업과 팬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운영진은 앨범 발매 후 무대와 소통 콘텐츠가 부족했다고 주장하며, 약속과 실제 행보 사이의 간극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 납득할 이유를 찾아왔다고 밝혔다. 해외 공연의 티켓 판매와 팬들의 반응에 대한 우려를 소속사에 전달했지만 충분한 답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전시 취소 공지가 기사화된 뒤에도 갈등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운영진은 소속사에 연락했으나 문제 자체보다 공지에 예매율을 기재한 점을 문제 삼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는 TOPSPOT PICTURES의 직원도, 외주업체도 아니며, 어떠한 계약으로도 묶여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발적으로 시작한 응원이라 해도 그 시간과 노동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소속사가 방향을 마음대로 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운영진은 탑을 향해서도 “앨범은 팬들에게 내려 주는 선물이나 영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팬이라면 당연히 좋아하고 움직여 줄 것이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부정적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공개문은 전시 취소와 팬사이트 폐쇄가 단순한 열애 반발이라는 해석을 반박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비용과 예약 상황, 소속사와의 대화까지 제시하면서 논점은 팬 소통과 활동 운영을 둘러싼 갈등으로 확대됐다. 다만 공개된 자료는 팬사이트 운영진이 제시한 것으로, 이를 팬덤 전체의 입장이나 탑의 전체 공연 흥행 상황으로 확대 해석할 수는 없다.

[김하얀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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