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현준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서울시와 3억7565만원 규모의 홍보영상 제작 계약을 체결해 특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계약 당시 해당 업체가 직접 제작한 영상 실적을 서울시가 확인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6일 신현준의 아내 김경미 씨가 대표로 있는 제이스앤리버는 공식입장을 내고 서울시 홍보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 의혹을 반박했다.
회사 측은 서울시 사업 이전부터 자체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해 왔다며 영상 362개와 국내외 기업 협업 실적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확인해야 할 것은 회사가 현재 몇 편의 영상을 제작했다고 주장하는지가 아니다. 서울시와 각각의 계약을 체결할 당시 실제로 제작을 완료한 영상이 무엇이었고, 이를 회사의 제작 실적으로 입증하는 자료를 서울시가 제출받거나 확인했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선희 의원은 지난 4일 서울시 홍보기획관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이스앤리버의 홍보영상 제작 계약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 업체는 신현준이 출연하는 서울시 유튜브 콘텐츠 등을 제작하면서 총 3억7565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윤 의원은 제이스앤리버가 가방과 의류, 잡화 디자인 사업을 해온 회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영상 제작 실적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억대 공공 영상 제작 계약이 이뤄졌는지를 따져 물었다.
당시 김형래 서울시 홍보기획관의 답변도 주목된다. 김 홍보기획관은 회사의 실적 검토에 관한 질문에 “회사의 실적을 검토하면서 수의계약을 부여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해당 업체가 영상을 직접 제작하는지, 외부에 하도급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계약 상황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는 지난 5일 설명자료를 통해 제이스앤리버의 기존 영상 제작 경험과 역량을 고려해 계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2023년 2월부터 유튜브 채널 ‘신현준 정준호’의 영상을 제작해 왔으며,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관련 계약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출연자의 촬영 참여와 영상 조회수, 댓글 등 시청자 반응도 확인해 후속 계약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만으로 최초 업체 선정 당시 어떤 영상 실적 자료가 제출됐고, 담당 부서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검토했는지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제이스앤리버는 6일 공식입장을 통해 구체적인 제작 실적을 추가로 제시했다. 회사 측은 서울시 사업 이전부터 자체 뉴미디어 IP인 ‘정신스튜디오’ 채널을 운영했으며, 해당 채널에서 영상 362개를 제작하고 구독자 15만4000명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아이허브, 모두투어 등 국내외 기업과 PPL 및 콘텐츠 협업을 진행했으며, 전문 크리에이터와 제작 스튜디오 등과 협력해 해외 촬영 경험도 쌓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작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서울시 뉴미디어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다.
하지만 362개라는 숫자를 실제 계약 당시의 제작 실적으로 인정하려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해당 영상 가운데 서울시와 계약을 맺기 전에 완성된 작품이 몇 편인지, 당시 제작을 맡은 법인이 제이스앤리버였는지, 회사가 기획과 제작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유튜브에 영상이 공개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법인이 이를 직접 제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외부 촬영팀이나 편집 인력이 참여했다고 해서 곧바로 제작 실적을 부정할 수도 없다. 실제 제작 책임과 업무 범위는 제작 계약서, 영상 크레딧, 기획·제작 자료 등을 통해 확인할 사안이다.
무엇보다 서울시가 업체를 선정하면서 어떤 포트폴리오를 받아봤는지가 중요하다. 제이스앤리버가 실제로 제작한 영상 목록을 제출했는지, 제출했다면 어떤 작품이 포함됐는지, 서울시가 이를 계약 판단에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서울시 사업 이후의 제작 실적도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 제이스앤리버는 일부 보도에서 서울시 관련 영상이 7편으로 언급된 것과 달리 실제로는 2년에 걸쳐 총 18편의 롱폼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약 15명의 전문 스태프가 참여했고, 편당 제작비는 약 2000만원 규모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앞서 거론된 7건과 업체가 주장한 18편이 각각 어떤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서울시 사업을 수주한 뒤 제작한 18편은 계약 수행 결과를 보여주는 자료이지, 계약 이전의 제작 능력이 어떤 근거로 평가됐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아니다.
제이스앤리버는 회사 설립 당시부터 영화 제작업과 광고·홍보 영상 제작업 등을 사업 목적에 포함했다고도 반박했다. 김 대표 역시 콘텐츠 기획과 제작,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서 10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 목적 등록이나 대표이사의 개인 경력과 법인의 실제 제작 실적은 서로 구분되는 자료다. 업체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계약 체결 당시 이미 제작했던 구체적인 영상물과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의혹 해소에 더욱 직접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번 계약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신현준의 서울시 명예시장 활동과 배우자 회사의 계약 관계다. 신현준은 지난해 9월 서울시 명예시장으로 위촉됐으며, 해당 직책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서울시는 명예시장 활동에 대한 대가와 별도로 제작·납품한 영상 콘텐츠의 용역비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이스앤리버 역시 특정 관계를 이용한 불법적인 특혜나 우회 계약이 아니라며 관련 법과 절차를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계약서와 사업 수행 이력, 제작 결과물, 대금 집행 자료 등을 바탕으로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의문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의혹을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업자등록상 업종이나 현재의 영상 제작 편수만이 아니다. 각 계약 당시 실제 존재했던 영상 제작물의 목록과 제작 주체, 서울시에 제출된 포트폴리오,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를 확인한 기록이 핵심이다.
제이스앤리버가 증빙 자료를 통한 소명을 예고한 만큼, 앞으로 공개될 자료에서 이 부분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확인되는지가 주목된다. 계약 당시의 실적과 선정 절차가 확인돼야 특혜 의혹과 업체 측 반박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