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순조롭게 마쳤다.
류현진은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일전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시범경기에 류현진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회말은 깔끔했다. 황성빈(삼진), 윤동희(좌익수 플라이), 손호영(우익수 플라이)을 차례로 잠재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말에도 빅터 레이예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나승엽과 전준우를 각각 2루수 땅볼, 3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말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유강남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박승욱의 땅볼 타구에 본인이 송구 실책을 범하며 무사 2, 3루에 몰렸지만, 전민재(3루수 땅볼), 황성빈(삼진), 윤동희(3루수 땅볼)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첫 실점은 4회말에 나왔다. 손호영(좌익수 플라이), 레이예스(유격수 땅볼)를 범타로 이끌었지만, 나승엽에게 우중월 안타를 맞은 뒤 전준우에게는 좌중월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투런포까지 허용한 것. 다행히 류현진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유강남에게 볼넷을 헌납했으나, 박승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막은 채 이날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4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총 65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37구), 체인지업(19구), 커브(9구)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측정됐다. 한화는 롯데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명실상부 류현진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KBO리그 통산 218경기(1427.1이닝)에서 108승 60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2를 적어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186경기(1055.1이닝)에 나서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마크했다.
빅리그에서 KBO리그로 돌아온 뒤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28경기(158.1이닝)에 출전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 류현진은 이번 비시즌 일본 오키나와에 미니 캠프를 차려 몸을 만든 뒤 호주 멜버른과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한화의 스프링캠프도 순조롭게 소화했다. 복귀 과정에서 시간이 걸려 비시즌 완벽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했던 지난해보다 빠른 페이스다.
한화는 아직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지는 KT위즈와의 정규리그 개막전 선발투수를 정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그 후보 중 하나다. 만약 류현진이 22일 KT전에 선발 등판하게 된다면 5일 쉰 뒤 28일 KIA 타이거즈와의 맞붙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경기에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현진은 롯데전이 끝난 뒤 “시범경기 첫 투구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계획했던 투구 수를 모두 소화했고, 포수 최재훈과 호흡도 좋았다”며 “남은 기간 보완할 것은 보완해 최고의 컨디션으로 개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과연 착실하게 시즌을 대비 중인 류현진이 개막전 및 홈 개막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을 수 있을 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