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기록보다는) 올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우승 두 번 해 봤는데, 매번 할 때마다 좋더라. 올해도 우승하고 싶다.”
문보경(LG 트윈스)의 시선은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해 있었다.
문보경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LG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향했다.
2019년 2차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문보경은 우투좌타 내야 자원이다. 통산 649경기에서 타율 0.289(2187타수 631안타) 73홈런 37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5를 적어냈다.
지난해에도 존재감은 컸다. 막판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141경기에 나서 타율 0.276(515타수 142안타) 24홈런 108타점 OPS 0.831을 기록했다. 이런 문보경의 활약을 앞세운 LG는 V4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출국 전 만난 문보경은 “우승했으니 만족한다. (개인적으로는) 정규리그 마지막에 너무 안 좋아 아쉽긴 한데, 결과론적으로 우승했다. 우승해서 딱히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앞서 말했듯이 지난해 정규리그 막판에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휴식’이라는 처방을 내렸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타격감을 회복한 문보경은 한국시리즈 들어 맹타를 휘두르며 LG의 통합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지난해 정규리그 막판에는) 사실 타석에 섰을 때 칠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다. 그래도 오히려 그게 시즌 막바지에 나와 다행이라 생각한다. 정규리그 마지막 시기였다. 그 기간을 겪고 한국시리즈까지 준비하는 시간이 많았다. 경기를 안 하면서 준비했던 게 타격감 회복에 더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기복을 줄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모든 타자들에게는 타격 사이클이 있다. 1년 내내 잘 칠수 없지만, 저는 유독 슬럼프가 긴 것 같다. 아직 방법은 잘 모르겠다. 분명 제가 느끼기에 공도 똑같아 보이고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결과가 안 좋게 나온다. (그럴 때는) 쳐서 결과를 내려고 하기 보다 (공을) 보려 한다. 출루 쪽에 비중을 늘리려 한다”며 “올 시즌 또 부딪혀 봐야 알 것 같다. 이렇게 매년 경험하다 보면 언젠가 노하우가 생겨 줄어들 거라 믿고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사이판 1차 캠프에 참가하기도 했다. 문보경은 “매우 즐거웠다. 각 팀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안 친했던 선수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소속팀 캠프가 아닌 대표팀 캠프라 많이 신기했다”며 “(대표팀 선수들과) 다 친하게 지냈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형과는 그동안 경기장에서만 봤는데, 이것저것 타격에 대해 많이 여쭤봤다. 자욱이 형도 제 방망이 가져가고 싶다 하더라. 저도 하나 달라고 해서 교환했다”고 배시시 웃었다.
문보경이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될 경우 주 포지션인 3루수 대신 1루수로 나설 전망이다. 그는 “대표팀에서 3루를 볼 거라 생각 안 하고 있다. 1루수 쪽 비중이 더 클 것 같다. 그 부분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뽑히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사이판에서도) 1루 글러브만 끼고 있었다. 3루 글러브는 한 번도 사용 안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번 비시즌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였던 김현수를 KT위즈로 떠나보냈다. 2연패 및 왕조 구축을 위해서는 그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
문보경은 “아직 시즌 시작 안 해서 모르겠지만, (김현수 형은) 어찌됐든 한국시리즈 MVP다. 정규리그 때도 중요할 때마다 쳐줬던 임팩트가 컸다. 빈 자리가 안 느껴질 수 없겠지만, 잘 되는 팀은 그런 빈 자리가 생겼을 때 또 좋은 선수가 나타난다. (김)현수 형의 공백이 안 느껴질 정도의 좋은 선수가 나타날 거라 생각한다. 한 명이 없다고 무너질 팀이 아니라 생각한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잘 채워갈 거라 믿고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8타점을 수확한 문보경은 2024년 101타점에 이어 2년 연속 100타점 고지를 넘어서게 됐다. LG 선수가 2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한 것은 문보경이 처음이다. 기록을 연장하고픈 욕심이 생길 수도 있을 터.
그럼에도 그는 “그런 기록에는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물론 중요한 기록이다. 대단한 기록이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올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우승 두 번 해 봤는데, 매번 할 때마다 좋더라. 올해도 우승하고 싶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전 경기 출장이 유일하다. 안 아프고 경기에 다 나갔다는 것이다. 전 경기 출장이 개인적인 목표다. 하나를 더 꼽자면 타율이 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인천국제공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