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을 한 것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연습이 도움이 됐다.”
23일 GS칼텍스와 4라운드 홈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실에 들어선 흥국생명 미들블로커 이다현(25)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한 이날 경기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감기 여파로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자신감은 넘쳤다.
이날 이다현은 블로킹 3개를 포함, 12득점 올리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또 다른 주전 미들블로커 피치가 부상으로 결장했으나 그 공백이 거의 생각나지 않는 승부였다.
1세트 30점이 넘어가는 듀스 싸움에서 이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우리가 끝까지 듀스로 가는 힘은 있다”며 말을 이은 그는 “문제는 초반 라운드 때도 그랬고 세트별 기복이 있다. 그 부분에 있어 세트 초반, 작전타임하고 첫 득점, 테크니컬 작전타임 이후 첫 득점, 비디오 판독 이후 첫 득점 등 첫 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때보다 더 집중하자고 말을 많이 했다”며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주전 세터 이나연만이 아니라 교체 투입된 김다솔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는 “KOVO컵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서로 확신이 있는 타이밍이 있다. 그런 믿음들이 잘 나온 거 같다”며 동료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흥국생명은 이 승리로 14승 10패, 승점 44점 기록하며 여자부 2위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했다. 시즌 개막전 하위권 후보로 지목됐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미디어 데이 때 기자분들도 그렇고 모두가 우리를 꼴찌로 꼽았다. 실제로 시즌 전 연습경기 내용도 안 좋았고 초반 라운드도 좋지 않아서 긴가민가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나도 연습을 조금밖에 못 했지만, 감독님을 믿었다. 결과와 별개로 준비한 옵션들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며 준비한 내용들이 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은 팀을 ‘죽순’에 비유하며 끊임없는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일곱 번째 V-리그 시즌을 맞이한 이다현은 어떤 면에서 성장하고 있을까?
그는 “우리 일이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일이지만, 스스로 생각했을 때 다른 접근 방식으로 배구를 바라보고 있는 거 같다”며 자신의 성장에 대해 말했다.
“이것을 결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말을 이은 그는 “코트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블로킹만 봤다면, 이제는 상대 수비 자리나 수비수의 특성, 블로커의 특성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이것을 시스템에 접목하려고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코트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며 말을 이었다.
이어 “지금 레베카가 워낙 잘해주고 있지만, 점유율을 나눠 가지고 싶은 욕심도 있다. 미들에서 확실한 결정력을 보여주면 좋을 거 같다”며 공격 점유율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4라운드까지 숨 가쁘게 달린 이다현은 춘천으로 이동, 24, 25일 이틀간 올스타 행사에 참여한다.
이다현은 올스타 무대에서 화려한 세리머니를 보여줘 화제가 됐다. 첫 출전이었던 2021-22시즌 올스타전에서 세리머니상을 받는 등 올스타에 나갈 때 마다 세리머니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세리머니를 기대할 수 있을까? 그는 “내 나이도 스물여섯 아닌가. 내려놓고 한 두 가지 정도만 임팩트 있게 하겠다”며 올스타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부담감도 털어놨다.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4라운드 초반부터 다들 ‘뭐 준비했냐?’고 묻던데 아직 준비를 안 했다. 가서 릴스를 보며 연구해야 한다. 세리머니는 밑에 선수들에게 물려주겠지만, 아예 안 할 수는 없고 한 두 가지 정도 스토리를 살려서 해보겠다”며 말을 이었다.
그가 지목한 ‘밑에 선수’로는 같은 K-스타에 선발된 팀 동료 서채현, 그리고 정관장 세터 최서현이 있다. “채현이는 준비한다고 난리 났다. 리허설까지 하더라. 내가 밀릴 거 같다”며 두 명의 후배를 밀어주겠다고 공언했다.
[인천=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