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FC가 홈에서 프놈펜 크라운(캄보디아)에 패했다. 한국과 캄보디아 프로축구단 간 최초 맞대결에서 패한 것이다.
강원은 10월 15일 강원도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투(ACL2) 조별리그 H조 2차전 프놈펜과의 맞대결에서 1-2로 패했다. 강원은 0-1로 뒤진 후반 16분 아부달라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33분 다이어에게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허용했다.
강원은 이날 패배로 ACL2 2경기에서 1무 1패(승점 1점)를 기록하게 됐다. 프놈펜은 ACL2 2경기 1승 1무(승점 4점)로 선두를 유지했다.
강원 정경호 감독이 경기 후 전한 이야기다.
Q. 경기 총평.
평일인데도 첫 승리를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께 죄송스럽다. 선수들이 주말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선수들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홈에서 치른 경기다. 승리하지 못한 것에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Q. K리그1 구단들은 유소년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오늘 출전한 선수들도 구단의 지원 속 엘리트 교육을 받고 성장했다. 무엇보다 여긴 프로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FC 서울, 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강원까지 동남아시아 구단에 한국 원정 역사상 첫 패배를 기록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K리그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단정해서 얘기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건 동남아시아 팀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K리그1을 대표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들도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기가 어린 선수들에겐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프로는 성장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결과도 가져와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오늘 결과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Q. 캄보디아 팀인 프놈펜에 패했다. 이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지금 솔직히 어떤 심경인가.
프놈펜을 분석하면서 우리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팀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좋은 팀이고, 조직력이 끈끈한 팀이다. 외국인 선수도 많다. 실제 경기에서도 조직력이나 몸싸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강원은 홈에서 경기를 치렀다. 어떤 선수들이 출전했든 결과를 가져왔어야 한다. 오늘 패배가 주말 인천전을 앞두고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독으로서 다시 한번 팀을 잘 추스르고 분위기를 바꾸겠다.
Q. 오늘 출전한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오늘 기회를 받은 선수 중에는 B팀에서 올라온 어린 선수들도 있다. 여러 가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걸 다 떠나서 나부터 돌아봐야 한다. 강원은 K리그1에 속한 팀이다. 우리가 더 높은 곳에 도전하려면 오늘과 같은 경기를 해선 안 된다. 선수들도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의 현재 위치와 부족한 부분을 냉정하게 돌아봤으면 한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감독인 나에게도 오늘 경기는 큰 경험이 됐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남은 ACL2 경기를 더 잘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Q. K리그1 구단들은 매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런데 정작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 리그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구단이나 지도자 입장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K리그1에는 파이널 A에 진입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 시즌이라는 인식이 있다. 파이널 A에 올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확보했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도 파이널 A에 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해외 구단들처럼 선수층이 두꺼워서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선수단을 이원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K리그 전체가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말씀하신 대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지만, 막상 진출한 다음 시즌에는 리그가 우선시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구단들은 선수단의 질과 깊이를 더해야 한다. 더 높은 곳에 도전하려면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Q. ACL2에서의 출발이 좋지 않다. 남은 4경기는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잘 모르겠다. 일단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파이널 A 진입이다. 이번 주말 경기 결과가 굉장히 중요하다. ACL2 일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ACL2는 목요일에 경기를 치르는데 감독으로서 주말 리그 경기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어떤 기준으로 편성되는지는 모르겠다. 지난해 ACLE에 나섰을 때는 수요일과 주말에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3일 정도 간격이 있어서 준비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목요일에 경기하고 주말에 다시 리그 경기를 치르는 건 상당히 어렵다. ACL2 경기를 굳이 목요일에 치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목요일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주말 리그 경기를 준비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일정만 탓할 수는 없다. 정해진 일정인 만큼 감독이 잘 풀어가야 한다. 남은 경기들도 잘 준비하겠다.
[강릉=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