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중 한복을 입고 산처럼 쌓인 떡과 과일 앞에 앉았던 만 1살 아기가 74년 뒤 백발이 되어, 어머니가 오랜 세월 간직했던 그날의 사진을 직접 들고 나타났다.
2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공식 SNS에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던 전쟁통, 가진 돈 탈탈 털어 차린 돌잔칫상’이라는 글과 함께 오는 23일 방송의 선공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한국인 어머니 유선 씨와 미국인 아버지 랄프 씨 사이에서 태어난 찰리 스미스 씨가 등장했다. 찰리가 공개한 1952년 돌사진에는 만 1살이었던 자신의 모습과 젊은 부모, 상을 가득 채운 음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사진 속 찰리는 한복을 입고 돌상 한가운데 앉아 있다. 그 뒤에는 치마저고리를 차려입은 어머니와 한복 차림의 아버지가 나란히 자리했다. 미국인 아버지까지 한복을 갖춰 입은 채 세 가족이 한국식 돌상을 사이에 두고 한 장의 사진을 남겼다.
돌상도 시선을 붙잡는다. 찰리 앞에서부터 화면 양옆까지 떡이 층층이 높게 쌓였고 과일과 각종 음식이 상을 빼곡하게 채웠다. 또 다른 사진에는 어머니가 돌상 옆에 서서 상차림을 살피는 순간까지 담겼다.
전통 돌상에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복과 장수를 누리기를 바라는 부모의 소망을 담아 떡과 과일 등을 풍성하게 올렸다. 사진 속 상차림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이 돌잔치가 열린 때가 평온한 시절이 아닌 전쟁 중이었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당시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었던 상황을 전하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그래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 가지고 돌잔치상을 진짜 화려하게 차리셨다고 해요”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부모가 가진 것을 털어 차려준 첫 생일상 앞의 아기는 74년의 세월을 지나 백발이 됐다. 놀라운 건 사진 속 사람만 세월을 건넌 것이 아니었다. 그날을 담은 액자 역시 찰리의 곁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찰리 스미스는 “우리 어머니는 어디서 살든 항상 이 사진을 주방에 걸어 두셨어요. 1952년 당시 액자 그대로죠”라며 “그래서 제게 의미가 남달라요”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사진 속 부모가 당시 한국 나이로 어머니는 21살, 아버지는 28살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얼마나 어머님, 아버님이 선생님이 태어나신 걸 기뻐하시고 사랑했는지가 여기에 다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전쟁통에 아들의 첫 생일을 위해 차린 돌상과 한복을 갖춰 입은 젊은 부모의 모습은 사진으로 남았고, 어머니는 어디에서 살든 그 사진을 주방에 걸어두었다. 74년이 흐른 지금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당시 돌상의 주인공이었던 찰리다.
그는 액자를 두고 “이건 제게 가장 소중한 보물 중 하나예요”라며 “이건 절대로 남에게 주거나 팔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