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으로 얻은 진심”…김민하, 스무살 관객에서 부국제 주인공으로(종합)[MK★BIFF현장]

“갑작스러운 주목 뒤 1년간을 쉬며 자기 객관화를 거쳤다. 확신이 생기니 시선보다 진심이 중요해졌다.”

배우 김민하가 ‘파친코’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이후 겪었던 솔직한 고뇌와 단단해진 연기 철학을 고백했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가 열린 가운데, 배우 김민하가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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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단독 사회자이자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2026)와 온 스크린 선정작 ‘꿀알바’(2026)의 주연으로 부산을 찾았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함께, 그들의 작품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조명하는 특별한 자리인 액터스 하우스의 주인공으로 나선 그는 “스무살 때부터 부산국제영화제에 학생으로도 많이 놀러왔었다. ‘나도 언젠가는 저기에 한 번 서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 올해 액터스 하우스에 초대해주셔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내가 할 이야기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기쁜 마음이 컸던 것 같다”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특히 김민하에게도 부산국제영화제는 특별한 기억이 남아 있다. 관객으로서의 부산국제영화제 첫 방문이 스무살 시절이었다는 그는 “제가 연영과를 나왔는데 스무살에 처음으로 부국제를 왔다. 그때 ‘존윅’을 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빠르게 티켓팅을 할 수가 없어서 직접 가기도 하고 되게 그랬다. 배우를 우연히 보지는 못했지만 축제만의 그 분위기가 있지 않나. 나도 언젠가는 여기의 일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남자친구와 함께 부산에 왔었어서 핑크빛이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전했다.

김민하는 2016년 웹드라마 ‘두여자 시즌2’로 데뷔한 이후 2022년, 2024년 공개된 Apple TV+ 시리즈 ‘파친코’에서 젊은 김선자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주며 국내외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어 ‘조명가게’(2024) ‘내가 죽기 일주일 전’(2025), ‘태풍상사’(2025), 영화 ‘하나 코리아’(2026) 등에 출연한 그는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중 부산에서 ‘낮과 밤은 서로에게’와 ‘꿀알바’를 선공개하게 된 김민하는 “뭔가 시공간이 뒤죽박죽인 기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4가지의 에피소드가 있다. 똑같은 공간에서 주 인물들이 대화를 하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대화만 한다. 특히 제가 맡은 유진이라는 인물은 본인이 꾼 꿈이야기를 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내가 어느 카페를 앉아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딱 이틀 촬영했다. 아마 그때 제 기억으로는 ‘하나코리아’ 촬영했을 시기였다. 저는 워낙 오랫동안 김종관 감독님의 팬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GV도 쫓아다니고 무조건 영화관에서 개봉 영화를 보고 그랬다. 현장에 있는 게 조금은 비현실적이었다. 또 첫 촬영날이 생일이었다. 생일 케이크를 해주시는데 뭔가 소망을 하면 이루어지는구나 좋은 희망이 생기더라. 대사도 편하게 이야기하면 됐었고 정말 요란하지도 않고 소동 하나 없이 잔잔하게 촬영한 기억이 있다. 아직도 오래 기억에 남는 촬영이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이재욱, 고민시, 이희준 등과 호흡한 ‘꿀알바’에 대해서는 “아마 한국에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장르일 거다. 판타지, 호러, 블랙코미디가 다 담겨져 있는 장르다. 개인적으로 제가 상업적인 필모그래피에서는 날것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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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김민하는 Apple TV+ ‘파친코’의 ‘젊은 선자’ 역으로 단숨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대세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그는 ”사실 그때 업계에서는 제 자랑 같지만, 제 이야기가 많이 거론이 됐다. ‘파친코’가 아무도 모르는 신인이 됐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예상하지 못한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그래서 그때부터 1년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쉬었다. 어떤 작품을 찍으려고 하지 않고 한걸음 멀리 떨어져서 자기 객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이 저에게는 제가 걸어온 길을 있게끔 해온 시간이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서 ‘파친코’ 나오고 나서의 길은 더 명확해졌던 것 같다. ‘파친코’가 준 선물도 어마어마하지만 그것에 대한 책임감도 컸다. 한국에서 어떻게 하면 발을 붙이고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저만의 기준이 더 확고해졌고 추구하는 바가 뭘까,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가에 대한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했다. 그렇게 선들을 정리하고 결정하고 그런 것에 대한 반복이었다. 이후 계속해서 사랑을 받아가면서 길을 쌓아왔는데 그러다 보니 4년이 짧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주목’은 김민하를 무섭게 만들기도 했다. 김민하는 “하루아침에 주목을 받는 건 처음이어서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하지 모르겠더라. 처음에는 ‘저 생각보다 그렇게 잘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기대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20대 중후반에 저는 조금 더 벗어나기 위해 현장에 더 집중하고 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다”라고 전했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2025), ‘태풍상사’(2025) 등으로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진 한 해로 만들었던 2025년은 김민하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되고 있었다. 김민하는 ”두려움보다는 처음해보는 것, 처음 맞닿뜨리는 것에 대한 반응의 설렘이 컸던 것 같다. 2025년에 ‘태풍상사’를 했는데, 16부작을 주인공으로서 끌고가는 건 처음이어서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그때는 두려움보다는 긴장감, 설렘이 조금 더 컸다. 항상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무섭다. 어떻게 보실지에 대한 걱정도 있고 항상 저도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편이라 이게 잘못됐으면 어떡하지 하다가 후회 없이 열심히 했으니까를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 ‘태풍상사’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서 제가 떨고있을때 온기가 저를 안아줬던 것 같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반복적인 촬영이 이어지면서 고민도 늘어갔다. 그는 “3~4년 동안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는데 시작을 할 때 전 작품을 했을 때의 말투가 나올 때가 있다. 이 고민을 매 순간 순간 하는 것 같다. 나왔을 때는 ‘이미 한 건데 어쩌겠어’라는 체념이 있지만 할 때는 용납이 안되지 않나. 그래서 용납이 안되고 더 열시밓 하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제가 나온 작품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공부차 보는 것도 있다. 또 다른 고민이 너무 많이 나와서 질려하면 어쩌실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라며 웃어보였다.

김민하의 배우로서의 버킷리스트는 ‘50년, 60년 배우로 쭉 살아가는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자신만의 가치관도 단단히 다져가고 있었다. 김민하는 ”연기를 맨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남의 시선이 더 중요했다. 그거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 자아가 뭔지, 가치관이 뭔지 전혀 모른 채 연기를 한 적도 있다. 내가 뭔지 움직이다 보니 쉽게 우울감도 빠지고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데 어느 순간 놓치 않고 계속 해서 연기를 해왔는데 그럼에도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건 남의 시선이더라. 내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의 중요도가 뭔지를 알고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텅 빈 상태에서 남의 이야기를 듣는 건 다른 이야기가 되더라. 그러다 보니 나의 확신이 강해지다 보니 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귀도 넓어지고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어지고 포용력도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쩔 때는 중요할 수도 있지만 보여짐에 대한 욕구는 크지 않은 것 같다. 계속해서 내 진심을 찌르고 내포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언젠가를 통하지 않을까가 저의 가치관이다. 뭔가 한방을 노린다기보다는 쭉 계속 하다 보면 원하는 걸 이룰 때도 있고 막연한 꿈이라고 생각하던 것도 올 때도 있더라. 계속 제 속도대로 하다 보면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그 중에 나와 내 사람들을 지키는 게 계속해서 선명해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우동(부산)=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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