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창시자이자 거물,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던진 짧은 영상 하나가 가요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연예면 랭킹을 뜨겁게 달군 기사의 제목은 대중의 날 것 그대로의 반응을 정확히 대변한다. “이수만 감 안 죽었네, 무섭다”라는 감탄, 그리고 “보아 닮은꼴 어디서 또 찾았나”라는 경악이다.
과거 자신이 일군 제국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며 경영권 분쟁의 씁쓸한 뒷모습을 남겼던 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수만의 시대는 끝났다’는 섣부른 조롱마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가 야심 차게 선보인 신인 걸그룹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의 티저 영상은 이 모든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며 70대 노장 프로듀서의 귀환을 서늘하게 알렸다.
이번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 영상이 대중에게 ‘무서움’마저 안겨준 첫 번째 이유는 단연 압도적인 비주얼 디렉팅과 원석 발굴 능력이다. 영상 속에 등장한 신인의 모습은 2000년대 초반 아시아를 호령했던 ‘아시아의 별’ 보아의 데뷔 시절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수십 년간 K팝 아이돌의 표준 규격이자 미의 기준인 이른바 ‘SM상’을 확립했던 이수만이다. 대형 기획사의 울타리를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가장 열광하는 향수와 트렌디함을 묘하게 섞어놓은 ‘보아 판박이’를 귀신같이 찾아낸 그의 안목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도대체 저런 인재를 어디서 또 찾아낸 거냐”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수만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가진 본질적인 캐스팅 감각이 시스템을 초월해 존재함을 증명한다.
기자의 눈에 진정으로 소름 돋는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70대를 넘긴 백전노장이 복귀의 쇼케이스 무대로 철저하게 요즘 세대의 문법인 ‘숏폼’ 플랫폼을 선택했다는 영리한 전략이다.
보통 거물급 제작자의 귀환이라면 수백억 원의 자본을 쏟아부은 웅장한 세계관 영상이나 대형 언론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수만은 화려한 기획사 간의 자본 싸움이나 거창한 언론 플레이라는 낡은 공식을 과감히 버렸다. 대신 틱톡과 유튜브 쇼츠 등 1020 세대가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플랫폼에 짧고 강렬한 영상을 게릴라식으로 투척했다. 숏폼의 짧은 호흡 속에서도 뇌리에 박히는 비주얼과 비트를 구현해 낸 70대 제작자의 트렌드 흡수력은 작금의 기성 가요 기획사들에게 묵직한 돌직구를 던진다.
화려한 자본과 천편일률적인 콘셉트가 난무하는 요즘 아이돌 시장에서, 이수만이 A2O LITE의 숏폼을 통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결국 K팝의 본질은 복잡한 세계관이나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아니라, 대중의 마음을 단숨에 훔치는 ‘압도적인 매력의 스타’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SM이라는 거대한 간판 없이도 오직 ‘감’ 하나로 다시 한번 대중의 도파민을 폭발시킨 이수만. ‘감 안 죽은’ 노련한 승부사가 빚어낼 A2O LITE의 다음 행보에, 지금 가요계 전체가 숨죽인 채 긴장하고 있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