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독하게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캡틴’ 박해민이 올 시즌 LG 트윈스의 선전을 약속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LG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박해민은 6일 구단을 통해 새 시즌을 앞둔 포부를 전했다.
2023시즌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통합우승을 일궈낸 LG는 지난해 아쉽게 최종 3위에 그치며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이들은 올해 왕좌 탈환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달라진 LG의 분위기를 박해민은 느끼고 있었다. 그는 “2023시즌이 끝난 뒤에는 우승을 하고 비시즌 기간이 짧았다. 작년 스프링캠프 왔을 때 개인적으로 든 생각이었지만,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기쁨 및 여운이 남아있는 느낌이 있었다”며 “올해는 선수들이 몸 관리부터 독하게 준비해 온 것 같다. 몸 관리 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작은 것부터 잘 챙겼다. 독하게 준비를 해온 느낌”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2023년에 비해 팀 성적도 떨어졌다”며 “개인 성적이 떨어진 선수들은 조금 더 빨리 준비를 해서 그런지 이번 캠프는 좀더 활기차고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신고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박해민은 우투좌타 외야 자원이다. 2022년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통산 1528경기에서 타율 0.285(5531타수 1574안타) 57홈런 578타점 411도루를 올릴 정도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준족으로 활약했다.
다만 2024시즌에는 웃지 못했다. 144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263(482타수 127안타) 56타점 43도루에 그쳤다.
지난해를 돌아본 박해민은 “개인적으로 2024시즌에서 만족스러운 부분은 거의 없었다 생각한다”며 “굳이 말한다면 도루 개수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그것 말고는 팀 성적이나 개인적으로나 전체적으로 아쉬웠던 시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타석에서 부진했음에도 박해민이 전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외야 수비가 있었다. 그는 “나는 수비까지 안되면 은퇴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타격과 다른 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내 장점이 되는 수비만은 놓치지 말자고 생각을 한다”며 “내 수비를 통해 투수들 평균자책점을 낮춰줄 수 있다. 나아가서는 팀의 결정적인 승리도 가져올 수 있다.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수비만은 놓지 않고 그 장점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시즌 반등을 위해 박해민은 누구보다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한국에서는 레슨장에 가 부족했던 타격 위주로 준비를 했다”며 “1월 10일에는 먼저 미국에 들어와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고 훈련하면서 비시즌을 보냈다”고 배시시 웃었다.
계속해서 박해민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며 “주장이 됐으니 이번 스프링캠프는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질 것이다. 선수들이 불편한 것은 없는지 챙기면서 팀적으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인의 말처럼 박해민은 올해 주장의 중책을 맡게됐다. 그는 “시즌 끝나고 선수들 전체 회식자리에서 뽑혔다. 내가 될지는 몰랐다. 최종적으로 (염경엽) 감독님이 허락을 해주셔야 하는 부분이었는데, 흔쾌히 잘해보라 하셨다”며 “내가 LG에 와서 선수 생활을 묵묵히 생활을 했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플레이를 한 것 뿐인데,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믿음을 가지고 뽑아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더불어 박해민은 “열린 마음, 열린 귀로 들으려고 하는 것이 나의 방식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LG 일원으로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이야기라면 뭐든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잘 들어주고 좋은 방향으로 같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주장이 되고 싶다. (오)지환이가 했던 섬세함은 따라가기 힘들겠지만 최대한 끌고 가려 한다”고 다짐했다.
김현수, 오지환을 비롯한 고참들의 존재는 박해민에게 큰 힘이 된다. 박해민은 “든든한 (김)현수형, 세심한 (오)지환이, 항상 잘해주는 (박)동원이, 투수 쪽은 (임)찬규가 알아서 잘 돌아가게 해주고 있다”며 “주위에 너무 든든하게 도와주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지환이와는 비시즌부터 통화를 많이 했다. 도움도 많이 받고 해서 스프링캠프에서는 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많은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는 박해민이지만, 역시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은 도루다. 그는 “제일 자부심 있고 애정 가는 기록은 도루다. 400도루 이상을 했다”며 “다치지 않고 타격이 조금만 받쳐준다면 500도루도 바라볼 수 있다. 도루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끝으로 박해민은 “선수들이 독하게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 올 시즌에는 선수들과 팬들 모두에게 재미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며 “작년 시즌 보다는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기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정규시즌 성적을 좋게 끝내고 싶다. 마지막 우승도 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