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29)은 강원 FC에서 ‘슈퍼 크랙’으로 불린다. 김대원이 공을 잡으면 ‘무언가를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는 까닭이다.
김대원은 4월 12일 강원에서 새 역사를 썼다. 김대원은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에서 올 시즌 첫 득점포를 가동하며 강원 역대 공격 포인트 단독 1위(당시 53개)로 올라섰다.
김대원은 올 시즌 K리그1 전반기 15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강원이 리그 4위로 전반기를 마치는 데 앞장섰다.
‘MK스포츠’가 6월 10일 강원도 정선과 태백을 오가며 전지훈련 중이던 김대원을 만나 나눈 이야기다.
Q. 5월 17일 울산 HD전을 마친 뒤 휴가가 있었다. 잘 쉬었나.
팀에서 긴 휴가를 줬다. 시즌 중 길게 쉬는 일은 드물다. 우리가 전반기를 잘 마쳤다. 정경호 감독께서도 선수들을 배려해 주셔서 충분히 쉰 것 같다.
Q. 쉴 땐 육아에 집중했을 것 같다.
맞다. 육아가 쉽진 않다(웃음).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잘 쉰 것 같다.
Q. 아이가 태어난 뒤 프로축구 선수로서 바뀐 것도 있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육아가 쉽진 않지만, 퇴근하고 집에 갔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이 전해진다. 가족은 나를 더 뛰게 하는 힘이다.
Q. 전반기는 어떻게 돌아보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으로 다른 팀보다 일찍 한 해를 시작했다. 초반에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술 변화를 통해 반등에 성공했다. 전반기를 잘 마친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시즌 초 흐름이 좋지 않았다. 당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나.
나는 공격수다. 경기에 나서면 공격 포인트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공격 포인트가 나오지 않았다. 부담이 있었다. 공격수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축구라는 게 안 될 땐 정말 뭘 해도 안 된다. 그럴 때일수록 내가 해야 할 일을 계속해서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묵묵히 할 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한 게 반등 요인 중 하나이지 않나 싶다.
Q. 안 될 땐 얼마나 안 되는 건가.
공격수의 시선에서 얘기하자면, 골이 진짜 안 들어간다. ‘득점이다’ 싶은 슈팅이 깻잎 한 장 차이로 골문을 벗어나거나 골대를 맞는다. 골망을 갈랐을 땐 오프사이드나 반칙으로 득점이 취소되기도 한다. 그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선수 생활하면서 항상 느끼지만 안 될 땐 정말 안 된다(웃음).
Q. 강원이 시즌 중 전술 변화를 줬다. 큰 틀이 바뀐 것 아닌가. 선수들 사이에 혼란은 없었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정경호 감독께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고, 선수들도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했다. 감독님이 팀 전술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 덕에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Q. 4월 12일 대전 원정에서 강원 역대 최다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강원 전설의 길을 걷고 있다.
강원이란 팀을 만나서 정말 행복하다. 다 좋다. 강릉 생활도 만족스럽다. 가족과 안정감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매년 선수단 변화가 크긴 하지만, 정경호 감독께서 팀을 잘 이끌어 주고 계신다. 팀을 위해 더 많은 걸 해내고 싶다.
Q. 전설의 길을 걷는다는 건 그만큼 큰 기대를 받는다는 얘기다. 부담은 없나.
어떤 선수든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면 칭찬받는다. 반대로 경기력이 저조하거나 팀 성적이 나쁘면 안 좋은 소리를 듣는다. 프로축구 선수의 숙명인 것 같다.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도록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Q. 올 시즌 시작이 빨랐다. 그 부분에서 선수들이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경기 수가 많다는 건 회복 시간이 적다는 뜻이다. 새 시즌 시작 전부터 회복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주말, 주중 경기가 이어지면, 우리뿐 아니라 상대도 힘들다. 그런 경기에선 한 발 더 뛰는 팀이 승리에 다가선다. 내 장점이 돋보일 수 있는 환경이란 생각으로 온 힘을 다한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프로축구 선수는 그라운드 위에서 뛸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열심히 뛰어 승리까지 거머쥐면 회복도 잘 된다(웃음).
Q. 선수들은 올 시즌 전반기 어느 시점에서 큰 자신감을 얻었나.
우리가 훈련장에서 준비한 것들이 실전에서 구현되고, 그것이 승리로 이어졌을 때다. 우리가 전방 압박을 중시한다.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상대가 뛰지 못한다는 걸 확인할 때 자신감이 커진다. 우리가 더 잘 뛴다는 생각이 커질수록 승리에 가까워지는 거다. 승리가 이어지면서 우리의 길이 옳다는 확신도 들었다.
Q. 2025-26시즌 ACLE를 경험하면서 느낀 것도 있을 듯한데.
ACLE는 국제 대회다. K리그 팀이 국외 팀과 경기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다. 각 리그마다 특색이 있다. 색깔이 다른 팀과 경기를 치른다는 게 대단히 흥미롭다. 그런 팀들을 상대로 우리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재밌다. 설레고, 재밌는 대회다.
Q. 일본 J1리그 팀들이 ACLE에서 계속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J1리그 팀들과 붙었을 땐 어떤 차이를 느꼈나.
과거 J1리그 팀들과 붙으면 ‘기술이 K리그1보다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외엔 크게 뒤처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2025-26시즌 ACLE를 치르면서 J1리그 팀들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체력, 몸싸움 등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발전했더라. 정말 좋은 퀄리티를 갖췄다고 느꼈다.
Q. 2026-27시즌에도 ACLE로 향해야 하지 않나. 강원의 홈에서 단판으로 치르는 감바 오사카와의 ACLE 플레이오프가 정말 중요하다.
이겨야 한다. 꼭 나가고 싶다. 모든 프로선수가 ACLE를 경험하는 게 아니다. 자국 리그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팀과 선수만 경험할 수 있는 무대다. ACLE를 치르면 자신도 모르게 발전한다. 한두 단계는 발전할 기회이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ACLE 본선 진출권을 따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