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영양가 있는 투구를 펼치고 싶다.”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모든 개인 기록 욕심을 내려놨다. 목표는 그저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미디어데이에 이범호 KIA 감독, 나성범과 함께 참가했다.
명실상부 양현종은 KIA 및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KIA의 부름을 받은 뒤 통산 543경기(2656.2이닝)에서 186승 127패 9홀드 평균자책점 3.90을 마크했다. 2021년에는 미국 무대에 도전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도 다소 부침이 있긴 했지만, 30경기(153이닝)에 나서 7승 9패 평균자책점 5.06을 찍었다.
올해에도 많은 기록들을 앞두고 있다. 먼저 송진우(6720경기 3003이닝 210승 153패 평균자책점 3.51·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90승 및 200승, 두 번째 2700이닝 돌파를 노린다. 아울러 통산 탈삼진 1위(2185탈삼진)이기에 삼진을 잡을 때마다 이 부문 기록도 경신한다. 1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면 역대 최초로 12시즌 연속 100탈삼진 기록도 세운다.
특히 양현종은 그동안 ‘이닝’에 대해 애착을 보였다. 미국에 진출했던 2021시즌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매 시즌 10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매년 150이닝 이상을 던졌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닝을 포기하기로 했다. 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미디어데이 행사가 끝난 뒤 양현종은 “올해는 승리, 평균자책점은 물론 이닝 수치도 목표로 잡지 않았다”며 “어렸을 때는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던지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닝 욕심을 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부터 이닝 목표를 내세울 때마다 이닝 기록에 개인 욕심을 낸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 난 팀을 위해 그런 목표를 잡고 던졌던 것뿐인데…”라며 “올 시즌엔 그저 영양가 있는 투구를 펼치고 싶다. 지금은 그것이 팀 승리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닝 목표를 내려놓은 이유는 구위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는 구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떤 역할과 보직을 맡게 되더라도 그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그동안 기록 경쟁을 펼쳐온 동갑내기 좌완 김광현(SSG랜더스)은 최근 어깨 수술을 받았다. 좌측 어깨 후방 부위에 뼈가 자라나 통증을 유발하는 ‘골극’ 소견을 받은 까닭이다. 복귀까지 소요 기간은 최소 6개월 이상이 될 전망이다.
양현종은 “마음이 아프다”며 “(김)광현이가 팬들 앞에서 더 던지기 위해 큰 결정을 한 것 같다. 그 자체가 참 멋있다”고 이야기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