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만루포부터 황당 부상까지...2026시즌 메이저리그 결산 [MK초점]

2026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끝났다. 30개 팀이 6개월간 162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차원에서 지난 6개월 사이 있었던 일들을 결산해봤다.

올해의 ‘국밥’

이번 시즌 총 일곱 명의 선수가 162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오지 알비스(애틀란타) 주니어 카미네로(탬파베이)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컵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맷 올슨(애틀란타) 브라이언 레이놀즈(피츠버그) 살 스튜어트(신시내티)가 그들이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은 이번 시즌 전 경기 출전했다. 사진= Katie Stratman-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은 이번 시즌 전 경기 출전했다. 사진= Katie Stratman-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치열한 경쟁의 무대에서 모든 경기 빠지지 않고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였음을 의미한다. 크로우-암스트롱은 이중 가장 많은 726타석을 소화했다. 이반 에레라(세인트루이스)는 162경기 모두 나오지는 못했지만, 대신 717타석을 소화하며 꾸준함을 보여줬다.

투수중에는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가 214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알칸타라는 시즌 막판에는 마무리 투수로 나와 세 차례 세이브 시도를 모두 성공하기도 했다. 이밖에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마이클 와카(캔자스시티)가 200이닝 이상 소화했다.

메이슨 플루하티(토론토)는 83경기 등판,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브렌트 헤드릭(양키스)도 81경기에 나서며 ‘열일’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브록 버크(신시내티)가 77경기로 최다 등판 소화했다.

엘드리지의 이날 홈런은 메이저리그 최연소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기록됐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엘드리지의 이날 홈런은 메이저리그 최연소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기록됐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올해의 ‘한 방’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브라이스 엘드리지는 지난 6월 11일(이하 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팀이 7-10으로 뒤진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리며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올해 21세인 알드리지는 1956년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넘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린 타자가 됐다. 샌프란시스코에 엘드리지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한 방’이었다.

라이언 오헌은 한 경기 10타점을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라이언 오헌은 한 경기 10타점을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그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라이언 오헌은 7월 8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홈경기에서 홈런 3개 포함 10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12-4 대승을 이끌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 10타점을 올린 선수가 됐고 현대 야구 시대인 1900년 이후 17번째로 한 경기 10타점 이상 기록한 선수가 됐다.

오헌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더그아웃에 돌아왔을 때 ‘말도 안 돼, 10타점이라니, 이건 한 달치 타점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은 영원히 기억될 날”이라고 말했다. 오헌이 이번 시즌 총 76타점을 기록했는데 시즌 기록의 약 13%를 하루에 기록한 꼴이 됐다.

카일 터커의 2026시즌은 실망스러웠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카일 터커의 2026시즌은 실망스러웠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올해의 ‘먹튀’

누군가의 말처럼 FA 계약은 ‘할 일’이 아닌 ‘한 일’을 기반으로 가치가 책정되기에 기대치에 못미치는 이른바 ‘먹튀’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중에서도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는 LA다저스가 4년 2억 4000만 달러에 계약한 카일 터커였다. 계약 첫 해 154경기에 꾸준히 출전했지만, 타율 0.233 OPS 0.715 17홈런 70타점 bWAR 0.7에 그쳤다. 휴스턴과 시카고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터커는 꾸준히 뛰기라도 했다. 3년 6900만 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한 마무리 디아즈는 부상으로 21경기 등판에 그쳤고 이마저도 평균자책점 8.68로 실망스러웠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2050만 달러에 계약한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는 계약 규모 자체는 작았지만, 팀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역대급 사고를 쳤다. 그 사연은 조금 뒤에 알아보도록 하자.

게레로 주니어는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게레로 주니어는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올해의 ‘망언’

앞서 언급한 그 ‘누군가’는 바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14년 5억 달러 계약이 적용되는 첫 해 타율 0.260 OPS 0.688 9홈런 57타점에 그쳤다.

그리고 그는 시즌 막판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한 가지 이해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구단이 내게 준 돈은 내가 ‘할 일’ 때문에 준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한 일’ 때문에 준 것이다. 그들은 내가 매년 40홈런씩 치라고 이 돈을 준 것이 아니다. 내가 이미 이룬 성과를 보고 준 돈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대부분의 FA 계약을 하는 선수들이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연봉 협상에 나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품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을 품는 것과 말을 뱉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 시점이 하필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올랐던 소속팀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날이라면 더욱 더 문제가 된다.

이던 로버츠는 황당한 부상을 당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이던 로버츠는 황당한 부상을 당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황당 부상’

야구도 몸을 쓰는 일이고,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때로는 황당한 부상들도 나온다. 올해도 다를 것이 없었다. 시카고 컵스 투수 이던 로버츠는 경기장 통로 벽에 맞고 튕겨 나온 메디신 볼에 의해 떨어진 환구기 덮개에 손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같은 팀의 매튜 보이드는 자녀들과 놀던 도중 땅에 앉다가 왼무릎 반월상 연골이 파열됐다. 피츠버그의 루크 위버는 8월 마이애미 원정 도중 하체에 옻나무가 닿은 뒤 알레르기에 시달렸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유리 페레즈는 더그아웃에서 스트레칭을 하다가 허벅지를 다쳤다.

그래도 이들은 최소한 잘못한 일은 없다.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베이더는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던 도중 전동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소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고 결국 남은 시즌 나오지 못했다.

케텔 마르테는 무단으로 경기장에 나오지 않아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케텔 마르테는 무단으로 경기장에 나오지 않아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올해의 ‘행방불명’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주전 2루수 케텔 마르테는 보스턴 원정 도중 갑자기 사라졌다. 연락도 없이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는 일탈 행동을 보여줬다.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에는 구단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재활을 진행했는데 동료들이 경기를 하고 있는 시간에 카지노에서 노는 모습이 포착돼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애리조나는 시즌 마지막날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벌이다 두 경기 차로 탈락했다. 애리조나팬들은 이번 시즌 팀이 마르테 때문에 탈락했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도 할 말이 없다.

바르가스는 시즌 초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바르가스는 시즌 초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올해의 ‘촌놈 마라톤’

달리기에서 출발 신호와 동시에 전력 질주하다가 체력이 고갈되는 상황을 흔히 ‘촌놈 마라톤’이라고 한다. 영어로 표현하면 ‘오버 페이스’.

애리조나의 일데마로 바르가스가 딱 그런 경우였다. 시즌 첫 24경기에서 타율 0.404 OPS 1.131로 치고 나갔지만, 이후 118경기 타율 0.214 OPS 0.557로 귀신같이 내려갔다.

결국 시즌 타율 0.254 OPS 0.675로 마무리했다. 초반 상승세를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그래도 빅리그 데뷔 10시즌 만에 가장 많은 142경기 출전해 bWAR 1.3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한 해 보냈다.

타티스는 시즌 초반 부진을 완벽하게 만회했다. 사진= Denis Poroy-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타티스는 시즌 초반 부진을 완벽하게 만회했다. 사진= Denis Poroy-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올해의 ‘반등’

반대로 초반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결국 귀신같이 살아난 선수도 있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대표적이다.

그의 시즌 초반은 힘들었다. 첫 55경기에서 단 한 개의 아치도 그리지 못하며 타율 0.268 OPS 0.652의 평범한 성적 기록했다. 그러나 6월 26경기에서 타율 0.318 기록하며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후반기 타율 0.307 OPS 0.996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 결과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위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었다.

없으면 허전하니 해보는 2026 개인상 수상자 예상

MVP: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컵스), 요단 알바레즈(휴스턴)

사이영상: 제이콥 미즈오로스키(밀워키), 캠 슐리틀러(양키스)

올해의 신인: 살 스튜어트(신시내티), 케빈 맥고니글(밀워키)

올해의 감독: 월트 와이스(애틀란타), 채드 트레이시(보스턴)

올해의 구원 투수: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 브라이언 베이커(탬파베이)

[애틀란타(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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