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호 1기 유일 1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김건희 “눈과 마음에 많은 걸 담아온 뜻깊은 시간” [이근승의 믹스트존]

김건희(24·인천 유나이티드)는 과묵하다.

윤정환 인천 감독은 “(김)건희는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다”며 “목소리 톤도 늘 비슷해서 이 친구가 어떤 기분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웃으며 말하곤 한다.

김건희는 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9~10월 A매치 기간 태극마크를 달았다. 생애 첫 국가대표팀 소집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윤정환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윤정환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김건희는 A매치 데뷔의 꿈을 이루진 못했다.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부상 등의 이유로 중도 이탈한 선수 제외)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건희는 실망하지 않았다. 김건희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한 시간은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됐다.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건희는 더 큰 목표를 품고 소속팀으로 돌아왔다.

‘MK스포츠’가 A매치 일정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김건희와 10월 9일 포항 스틸러스전을 앞두고 나눈 이야기다.

김건희. 사진=대한축구협회
김건희. 사진=대한축구협회

Q. 생애 첫 국가대표팀 소집을 마쳤다. 어떤 경험이었나.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대표팀은 큰 무대에서 뛰는 대한민국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지 않나. 함께 훈련하면서 보고 느낀 게 정말 많았다. 대표팀에서 배운 것들을 소속팀에서도 잘 활용하고 싶다. 나도 그 선수들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더 성장해야 한다. 눈과 마음에 많은 걸 담아온 뜻깊은 시간이었다.

Q. 김민재를 비롯해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어떤 점이 가장 달랐나.

경기 템포가 차원이 달랐다.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기본기도 남달랐다. 정말 탄탄했다. 그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나에겐 큰 경험이자 ‘더 성장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Q. 모레노 감독이 선수들과 개별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 모레노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모레노 감독께서 처음 만났을 때 “네가 왜 대표팀에 왔는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선발한 것”이라며 “뭔가를 더 보여주려고 하거나 잘하려고 애쓸 필요 없이 평소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이후에도 개별 면담을 진행하면서 내가 소속팀에서 보여줬던 좋은 장면들을 영상으로 보여주셨다.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설명도 해주셨다.

Q. 9~10월 A매치 4경기에서 한 번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연히 아쉽다. 조금이라도 뛰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대표팀에 합류해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과 훈련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큰 경험이었다. A매치에 데뷔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을 향한 동기부여가 더 커진 것 같다. 더 발전하고 성장해서 꼭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겠다. 그땐 반드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싶다.

Q. 모레노 감독은 한국 축구 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스페인 지도자다. 지도 방식에서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나.

지난해 스페인 출신인 아벨 모우렐로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우리 팀 전술코치였다. 스페인 지도자에게 지도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비슷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는 거다. 스페인 지도자들은 팀과 선수의 발전을 위해 모든 걸 쏟는다. 그들의 열정은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열정이 내가 경험한 스페인 출신 지도자들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싶다.

김건희. 사진=대한축구협회
김건희. 사진=대한축구협회

Q. 이번 국가대표팀 발탁이 축구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건희에게 태극마크는 어떤 의미인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태극마크를 달고 땀 흘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 선수가 그런 영광을 꿈꾼다. 나는 축구를 시작한 날부터 국가대표를 꿈꿨다. 그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려고 한다. 언제든지 불러만 주신다면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인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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