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38·인천 유나이티드)이 펄펄 날았다.
인천은 10월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6시즌 K리그1 3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맞대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이청용은 인천이 1-0으로 앞선 전반 39분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하게 겨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청용의 올 시즌 2호골이었다.
이청용의 추가골로 기세가 오른 인천은 전반 추가시간 스테판 무고사의 득점까지 더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날 승리는 인천에 큰 의미가 있었다.
인천이 홈에서 포항을 잡은 게 무려 9년 1개월 19일(3,337일) 만이었다. 인천이 홈에서 포항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린 건 2017년 8월 20일이 마지막이었다.
이청용이 포항전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포항을 3-0으로 잡았다.
포항이란 강팀을 상대로 홈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굉장히 기쁘다. A매치 휴식기 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경기장에서 잘 나왔다. 동료들뿐 아니라 윤정환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서 경기를 잘 준비해 주셨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다.
Q. 인천이 전반에만 3골을 터뜨렸다. 5월 16일 광주 FC전 이후 오랜만에 득점포도 가동했는데.
그동안 상대 볼을 빼앗은 뒤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오늘은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개선됐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은 뒤 공격으로 전환하는 패스가 이전 경기들보다 빠르게 이어졌다.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경기 초반 무고사가 맞이했던 기회도 마찬가지였다. 동료들과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들을 개선하고자 훈련장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들 모두 부족한 부분을 신경 쓰면서 포항전을 준비했다.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경기를 조금 더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인천이 홈에서 포항을 상대로 3,337일 만에 승리했다. 약 9년 1개월 만에 나온 승리다. 이 기록을 알고 있었나.
몰랐다(웃음). 포항이 그만큼 끈끈하고 좋은 팀이란 걸 보여주는 기록이 아닌가 싶다. 오늘은 우리가 그런 포항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경기력에서도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굉장히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이런 기록들을 기분 좋게 깨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인천은 A매치 기간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많았다. 부상자도 적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모여 훈련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들었다. 베테랑으로서 어떤 역할을 했나.
우리 팀은 원래 분위기가 좋다. 정말 좋다. 나를 비롯한 베테랑들이 특별히 무언가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젊은 선수들과 중고참 선수들이 서로 잘 이끌어 주고 따라와 준다. 윤정환 감독께서도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 속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 경기력은 좋았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은 경기가 많았다. 우린 그런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해 왔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외부에서 원인을 찾기보다는 경기장 안에서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은 물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도 그런 부분을 잘 준비해 주신다. 그게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 모든 선수가 굉장히 즐겁게 축구하고 있다. 팬들께도 이런 분위기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Q. 정규리그가 2경기 남았다. 순위에 따라 절친한 친구 기성용이 뛰는 포항과의 맞대결이 올 시즌 마지막이었을 수도 있다. 경기 전후로 기성용과 나눈 이야기가 있나.
워낙 친한 친구다. (기)성용이와 연락을 자주 한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관해선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용이와 정말 친하지만, 경기장에선 상대 선수다. 나도 성용이도 각자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집중한다. 오늘은 우리가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이번이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우리와 포항 모두 파이널 A로 향했으면 한다. 성용이와 올 시즌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Q. 최근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대표팀 선배로서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내가 하는 이야기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나는 지금 국가대표 선수가 아니다. 대표팀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야기하는 건 신뢰를 얻기 어렵다.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 같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없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대표팀 내부에서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대표팀에 몸담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 이야기할 부분은 없다.
Q. 김건희가 생애 처음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지만 9~10월 A매치 4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국가대표팀을 경험한 선배로서 김건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국가대표로 뽑혔는데 격려할 게 뭐가 있나. 축하만 해줬다(웃음).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축하받아야 한다. 물론 경기에서 뛰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좋은 상대들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을 거다. (김)건희는 이제 막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다. 앞으로 대표팀에서 뛸 날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대표팀은 개인적인 욕심을 앞세우는 곳이 아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대표팀은 모든 선수가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을 때 강했다. 건희도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우고 느꼈을 것이다. 건희가 대표팀 소집을 마치고 돌아와 치른 오늘 경기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실점 승리에 이바지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Q. 정규리그가 2경기 남았다. 파이널 A 진출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남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늘 좋은 경기를 했지만 더 완벽해지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잘 개선해야 한다. 다음 상대가 강원 FC다. 준비할 시간이 일주일 이상 있다. 앞서 강원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던 경기들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준비해야 한다. 동료들이 심리적으로 압박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해왔던 축구를 꾸준히 이어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윤정환 감독께선 늘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선수들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남은 2경기가 굉장히 기다려진다. 오늘처럼 팬들께서 열정적인 응원으로 힘을 실어주신다면, 선수들이 더 힘을 내서 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인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