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인터뷰] 김사율 “마무리 경쟁? 믿음부터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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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5년 연속 가을잔치에 진출했고,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특히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이기며 5년 연속 가을잔치에서 첫 시리즈 통과라는 기쁨을 누렸다. 예년과 달리 올해 롯데는 불펜의 팀으로 팀 컬러가 확 바뀌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무리투수 김사율(32)이 존재했다. 지난해 61경기에서 5승3패 20세이브 2홀드, 3.26의 평균자책점을 올리며 롯데의 뒷문지기가 된 김사율은 올 시즌 50경기에 나와 2승3패 1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2.98을 올리며 프로데뷔 13년 만에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고(故) 박동희가 1994년 세운 롯데 팀 최다세이브(31세이브)기록을 넘어섰다. 한 마디로 ‘최고의 한해’였다.

그러나 김사율에게는 진한 아쉬움도 남아 있었다. 주장을 맡은 올 시즌 막판 부진하면서 포스트시즌에 팀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이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사나이 김사율을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났다. 공교롭게도 한 달 정도 휴식을 취한 김사율이 캐치볼을 시작한 날이었다. 휴식기였지만 그는 사직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오늘(18일)부터 다시 캐치볼을 시작했는데 몸 상태는 어떠한가. “(활짝 웃으며)몸 상태는 아주 괜찮다. 특별히 아픈 데도 없다.”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롯데의 팀 최다세이브 기록을 다시 작성했다. “마무리투수 보직을 받고 꾸준히 기회를 받아서 가능했다. 팀 최다세이브 기록은 영광이다. 하지만 내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데는 (김)성배, (강)영식이, (이)명우, (최)대성이, (정)대현이 형 등 중간 투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다.”



-시즌 막판 좋지 않았다. 9월에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입맛을 다시며)한창 순위 경쟁할 때인데 팀에 도움이 못돼 미안했다. 그 때가 광주에서 KIA하고 더블헤더 2차전이었는데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게 가장 아쉽다. 기록상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고 하지만 아쉬움이 더욱 크다.”



-주장을 맡은 책임감도 컸을 것 같다. “(고개를 끄덕이며)물론.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게 너무 아쉬웠고 책임을 통감한다. 내가 리더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주장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은 것 같다. 주장을 해보니 팀이 정말 필요한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이제 주장은 아니지만 내년 주장인 (조)성환이 형을 도와줄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하며 롯데의 확고한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았다. 내년 시즌 목표도 30세이브 이상인가. “(손을 흔들며)내년 시즌은 다시 시작이다. 솔직히 올 시즌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오승환이나 손승락, 프록터와 같은 마무리투수와 비교했을 때 내 구위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시진 감독 부임 후 아직 마무리로 보직이 확정되지 않아서인가. 정대현과의 경쟁한다는 얘기도 있다. “그건 감독님께서 판단하실 부분이다. 그리고 대현이 형하고 나하고는 통산성적이나 공의 위력을 봤을 때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현이 형은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아닌가. 또 대성이도 있고 성배도 있고 불펜이 좋기 때문에 ‘내가 마무리를 한다. 내가 몇 세이브를 한다’고 얘기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그래도 ‘율판왕’치고 너무 겸손한 말이다. “율판왕? 하하하. 그 별명은 정말 부담스럽다. 내가 4~5년 잘 한 것도 아닌데 우리 롯데팬들이 과분한 별명을 지어주셨다. 물론 율판왕이라는 별명 때문에 욕도 많이 얻어 먹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베스트컨디션을 보여주고 기복을 줄이면서 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장점이라?. “그렇다. 방금 얘기했지만 난 전형적인 마무리투수처럼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타자와의 수 싸움으로 승부를 보는 투수다. 컨트롤과 변화구에는 자신있다. 그게 내 장점이다. 대신 문제도 있다.”



-어떤 문제인가. “공이 빠르면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즉, 장타를 맞을 확률이 낮다는 얘기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부분에서는 약하다. 그래서 주자를 내보내면 불안해 보인다. 그래서 맞춰잡는 게 좋다. 어렵게 승부하다가 투구수가 늘어나면 손해가 아닌가. 그런데 솔직히….”



-솔직히? “솔직히 결정구를 던지지 못했다. 예를 들면 투스트라이크 이후 타자가 못치는 곳에 공을 던져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즉, 타자가 변화구 타이밍을 가지고 있을 때 역으로 몸쪽 직구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못 던졌다. 그래서 다시 변화구로 승부하고 그래서 투구수가 늘어나고 주자를 내보냈던 것이다.”



-그래서 마무리로 불안하게 보던 사람들 많았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얼마나 답답해 보이나(웃음).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나를 마무리에 적합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래서 SK 정우람의 투구를 많이 본다. 정우람이 직구구속은 나하고 비슷한데 삼진이 많고 안정적 인게 높은 직구를 던지거나 변화구 타이밍에 역으로 들어가는 직구승부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엔 직구비율을 높일 생각이다.”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김사율은 믿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했다. 사진= 김영구 기자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김사율은 믿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했다. 사진= 김영구 기자
-삼진을 많이 잡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아, 삼진을 많이 잡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끌어내겠다는 의미다. 타자들과의 대결을 좀 더 복잡한 수 싸움으로 만들어야 한다. 일단 아픈 곳이 없다는 게 다행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시즌이 1주일 가량 먼저 개막한다. 그래서 몸을 일찍 만들기 시작한건가. “그렇다. 자율훈련이 더 중요해졌다. 빨리 (몸을) 만들어서 다른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야하지 않겠나. 여유부릴 겨를이 없다. 보통 때보다 경기를 할 수 있는 몸을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데 아픈 곳을 치료하고 재활에 투자하는 게 없다는 것은 다행이다. 그게 내 또 다른 장점이다. 잔부상이 없어 연투가 가능하다. 몸이 아프면 보여줄 수 없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다.”



-그게 뭔가. “바로 믿음이다. 마운드에서 믿음을 줘야한다. 그렇게 되면 마무리건, 중간계투건 보직은 따라오게 돼 있다. 내가 어떤 보직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은 따라오는 것이다. 사실 마무리에 욕심은 없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묵묵히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지고 싶다. 그럼 확실하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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