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선수단 이동을 단행한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타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자이언츠 선수단 운영의 최고 결정권을 갖고 있는 포지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 때가 됐다”며 선수단 이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대규모 선수 이동을 단행했다. 시즌 타율 0.167로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1루수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백업 포수 샘 허프를 양도지명했고 유틸리티 선수 크리스티안 코스를 마이너 옵션을 이용해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여기에 외야수 도미닉 스미스와 계약을 맺고 그를 합류시켰고 트리플A에서 외야수 다니엘 존슨, 포수 앤드류 키즈너를 40인 명단에 포함시킨 뒤 콜업했다.
포지는 “내 생각에 우리 모두는 타선이 지난 2주 반 동안 보여준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이제 움직여야 할 때가 됐다”며 최근 타선의 부진이 선수단 이동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6경기에서 연속으로 4득점을 넘기지 못했다. 이는 지난 1965년 19경기 연속 4득점을 넘기지 못한 이후 가장 극심한 득점 가뭄이다.
최근 타선의 변동을 통해 자극을 줬던 자이언츠 구단 운영진은 이번에는 외부 인사의 영입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스미스는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활약한 베테랑이다. 이번 시즌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타율 0.255 출루율 0.333 장타율 0.448 8홈런 28타점 기록했다.
포지는 스미스에 대해 “커리어 전반에 걸쳐 좋은 타격 내용을 보여줬던 선수다. 파워도 갖추고 있지만, 그것이 주요 요인은 아니다. 좋은 내용의 타석을 보여주며 공격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우리는 주자가 나갓을 때 특정 상황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실행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고, 그가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샌프란시스코 합류의 의미를 “기회”라고 표현한 스미스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내 일을 하러 왔다. 스트라이크존을 통제하고 치기 좋은 공에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이 내 일이다. 강한 타구를 꾸준히 만들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스미스는 1루수로 기용이 유력하다. 포지는 “감독과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좌완이 선발로 나왔을 때는 (케이시) 슈미트가 1루수로 나올 수 있고 제라르(엔카르나시온)도 출전 가능하다. 여기에 스미스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며 1루에 다양한 옵션을 갖고 있음을 언급했다.
존슨은 이번 시즌 멕시칸리그 듀란고를 거쳐 지난 5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새크라멘토에서 26경기 출전, 타율 0.272 출루율 0.312 장타율 0.534 6홈런 18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2년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콜업됐던 그는 다시 한 번 빅리그에 기회를 얻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인 발레호가 고향으로 제이슨 지암비, 배리 본즈 등을 보면서 빅리거의 꿈을 키워왔던 그는 “내게는 마치 축복과도 같은 일”이라며 콜업의 기쁨을 표현했다.
새로운 만남이 있다면, 아쉬운 이별도 있다. 2021년부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던 웨이드는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현역 시절 웨이드 주니어와 팀 동료이기도 했던 포지 사장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내가 현역 시절 함께 뛰었던 선수이고 여전히 친구같이 생각하고 있지만, 동시에 공격력 보강이 필요했다”며 오랜 시간 함께한 선수를 내보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날밤 웨이드 주니어와 직접 대화하며 방출 결정을 전한 그는 “즐거운 대화는 아니었지만, 그도 이것이 야구의 일부임을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일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풀리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이렇게 흘러갔다”며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웨이드 주니어는 웨이버된다. 웨이버 클레임, 혹은 트레이드를 통해 타 구단으로 이적할 수도 있고 웨이버를 통과한 뒤 FA가 될 수도 있다. 포지는 “다른 팀에서 기회를 잡아 커리어를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는 말도 남겼다.
그는 “코스를 내려보내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격력을 조금이나마 더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며 공격력 보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