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와 염정아가 첫 호흡을 맞춘 ‘밀수’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려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 감독은 “이 이야기를 기획할 때부터 김혜수 배우와 염정아 배우, 두 분이 떠 올랐다. 영화 만들 때 그럴 때가 있다. 다른 배우들은 이런 작품을 만든다고 이야기하고, 관심 있다고 해서 대본을 드리고 출연을 결정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 현장에서 함께 하게 됐다. 영화를 보면 대체 불가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 감독은 ‘밀수’ 장면을 위해 대형 수조 세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분들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수조 세트에서 찍고 있으면 자기 촬영 없을 때 응원해주고, 문화센터 노래 교실 같은 느낌이었다. 어떨 때는 제가 권위를 잃을 정도로. 막 박수치고 환호하면 저도 ‘오케이’인가 싶었다”라고 화기애애했던 현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수조 세트부터 촬영한 게 아니고 바다를 먼저 익은 상태에서 수조로 들어가서 도움이 됐던 것 같다”라며 “배를 옮기고 그런 것은 진짜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근데 다들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시크하게 답했다.
류승완 감독표 액션은 항상 기대되는 바. 이에 대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활력, 멋있는, 인물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조인성, 박정민 배우가 몸을 일단 잘 쓴다. 조인성 배우는 정석으로 배운 느낌이고, 박정민 배우는 산행을 하면서 배운 느낌이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김혜수는 극중 14살부터 식모살이를 전전하다 밀수판에서 한탕 크게 하려는 계획하에 판에 끼어든 인물 조춘자 역을 맡았다. 마이웨이란 단어처럼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뚫고 가는 기세를 지닌 인물이다.
김혜수는 “제가 했던 배역 중에 가장 상스러운 역할이다.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다. 이런 역을 두 번 다시 맡을 수 있을까 싶었다. 보면 알겠지만, 원초적인 것들을 발현할 수 있었던 역할이어서 즐기면서 했다”라고 변신을 예고해 기대감을 키웠다.
염정아는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 역을 맡았다. 염정아는 “선장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물질을 했다. 동료들을 아끼고 사랑하고 그들의 가족 생계들까지 책임지고 싶어하는 진정한 리더”라고 설명하며 김혜수와의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다.
특히 두 사람은 수중신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 김혜수는 수중 촬영에 대해 “물을 좋아하는데 ‘도둑들’ 때 수갑을 차고 물에 잠기는 장면이 있었다. 평소처럼 움직이지 못해서 어렵게 촬영했는데, 나중에 알게 됐는데 그때 공황이 왔더라. 처음에 제안받고 물에서 촬영했는데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촬영 전에 배우들만 테스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6m 수중세트를 보고 공황이 왔다. 하기로 했는데 ‘큰일났다’ 싶었다. 한 명씩 배우들이 들어가는데 너무 잘하더라. 흥분하고 환호하다가 공황에서 벗어났다. 신기한 경험이었다”라며 감독과 팀원들의 도움 덕에 힘을 얻었다고 언급했다.
염정아는 “저는 물을 싫어한다. 근데 ‘일단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시작했다. 결국은 했는데 과정이 쉽지 않았다. 같이 한 해녀들의 도움이 컸다. 박수치고 울어주고 잘할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20년 만에 여성 투톱 영화를 제작한 감독은 “2023년에는 여성 영화를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20년 만에 한 것은 저도 모르겠다. 끌렸다. 이 배우들과 해야한다는 설명할 수 없는 확신이 있었다. 막상 영화를 보면 두 주인공이 서사를 끌고 가지만, 더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엮이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딱 여성 서사라고 한정짓기에는 영화가 담은 게 더 넓은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감독은 “여름에 개봉하니까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인사했다. 고민시는 “뜨거운 여름 저희 열정을 녹여냈으니까 70년대를 극장에서 느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조인성은 “일단 반갑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모가디슈’는 휑한 극장에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전 만남이 없어지는 거 아닐까 싶었는데 만나니까 반갑고, 다시 영화를 하는 마음이 든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의 말을 건냈다.
한편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오는 7월 26일 개봉.
[자양동(서울)=김나영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