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최후의 1차 지명’ 투수 이병헌이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정작 이병헌은 당시 실점 뒤 얻은 데뷔 첫 승이라 만족하지 못했다. 더 당당한 두 번째 승리를 다짐했다.
이병헌은 3월 26일 수원 KT WIZ전에서 6회 말 구원 등판해 0.2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이병헌은 4대 4로 맞선 6회 말 1사 1,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병헌은 김민혁을 2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 주자 득점을 허용했다. 이병헌은 후속타자 로하스와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이병헌은 박병호를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산은 7회 초 박준영의 동점 적시타와 정수빈의 역전 희생 뜬공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라모스의 추가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이병헌의 데뷔 첫 승 요건이 충족됐다. 두산은 8회 초 강승호의 적시타로 쐐기를 박으면서 8대 5 승리를 거뒀다.
2022년 1군에 데뷔한 이병헌은 2022시즌 9경기 등판 평균자책 3.60을 기록한 뒤 2023시즌 36경기 등판 5홀드 평균자책 4.67을 기록했다. 2시즌 동안 승리가 없었던 이병헌은 2024시즌 두 번째 등판 만에 데뷔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3월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만난 이병헌은 “주변에서 다들 내가 승리를 기록한 줄 아는 분위기라 당시엔 데뷔 첫 승인지 잘 모르시더라(웃음). 데뷔 첫 승이란 의미가 있지만, 등판 상황에서 실점하면서 역전을 내줬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더 좋은 투구 내용으로 데뷔 첫 승을 더 거뒀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헌은 신인 투수 김택연 다음으로 투수조에서 나이가 어리다. 김택연이 개막 초반 어려움을 겪는 걸 지켜본 이병헌은 나름대로 ‘선배미’를 보여주기 위해 여러모로 신경 쓰고 있다.
이병헌은 “(김)택연이를 잘 챙겨주려고 계속 신경 쓰고 있다. 공이 정말 좋은데 개막전 때 갑작스러운 등판 상황으로 너무 큰 부담을 느낀 듯싶다. 나 같은 경우엔 1군 데뷔전이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 편안했던 기억이 난다. 조금 더 1군 마운드에 적응할 시간을 보낸다면 분명히 기대했던 공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라고 응원했다.
이병헌은 개막 초반 과부하가 걸린 두산 불펜진에서 좌타자 스폐셜리스트라는 귀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병헌은 29일 잠실 KIA전에서도 상대 중심 타선인 소크라테스와 최형우를 각각 2루 땅볼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워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이병헌은 “상대 중심 타선에 좌타자들이 많기에 좋은 경쟁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첫 풀타임 시즌에 도전하는 해가 될 듯싶다. 캠프 때부터 몸 상태가 좋아서 기대가 크다. 개인적으로 ABS 판정도 나에게 잘 맞는 듯싶어 마음에 든다. 두 번째 승리는 데뷔 첫 승 등판 때보다 더 좋은 투구 내용으로 거두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