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29·오스트리아/모로코)는 UFC on ABC 8을 앞두고 러시아 중계방송사 ‘마치TV’ 인터뷰에서 “승리를 100% 확신합니다. 박준용(34·KTT)을 이기면 최소한 UFC 미들급(84㎏) 17위 안에 들 것 같아요”라며 말했다.
바쿠 크리스털 홀에서 6월22일(이하 한국시간) UFC on ABC 8이 열렸다. 아제르바이잔이 UFC를 개최한 29번째 나라가 된 가운데 박준용은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한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부심 둘은 29-26, 나머지 하나는 29-25로 박준용이 5분×3라운드 UFC on ABC 8 제5경기를 이겼다고 채점했다.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가 2라운드 파울을 범해 2점 감점을 당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UFC on ABC 8 제5경기 모든 저지는 1라운드 박준용이 10-9로 앞섰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효타는 26-52로 열세였다. UFC 영어 공식 홈페이지 역시 “주먹을 주고받으며 좋은 액션이 펼쳐진 1라운드는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가 약간의 우세를 보였다”라고 리뷰했다.
손가락으로 박준용의 눈을 연거푸 찌르는 등 문제가 없진 않았지만, 괜찮은 활약이었다. 그러나 그라운드 상황에서 무릎으로 머리를 공격할 수 없는 UFC 종합격투기(MMA) 규정을 위반했다.
반칙으로 인해 박준용의 눈 위쪽이 찢어져 진행이 중단됐다가 속행이 가능하다는 아제르바이잔 바쿠 크리스털 홀 현장 판단으로 경기가 재개됐다. UFC on ABC 8 제5경기 부심 셋은 2라운드를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 10-9로 채점한 후 −2를 적용하여 8-9로 바꿨다.
박준용은 긁히고 맞은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도 2~3라운드를 통틀어 6분 37초 동안 그래플링 우위를 점했다.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한테 그래플링 주도권을 뺏긴 시간은 1분 25초에 그쳤다.
마지막 라운드는 유효타 적중 횟수 또한 10-5로 2배 더 많았다. 2/3라운드 그래플링 점유율 82.4%와 함께 논란 없는 판정승을 확정한 원동력이다.
UFC on ABC 8 제5경기 저지 둘은 10-9, 다른 하나는 10-8로 박준용이 마지막 라운드를 앞섰다고 계산했다. 파울 및 감점이 없어도 29-27 29-28 29-28로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를 제쳤다는 얘기다.
“경기가 재개되자 박준용은 레슬링 태클을 위해 클린치를 시도했지만, 저항하는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한테 오히려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라고 돌아본 UFC 영어 공식 홈페이지는 “박준용은 2라운드를 1분 30초 남겨두고 일어섰다”라며 승부처를 짚었다.
UFC 영어 공식 홈페이지는 “박준용은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에게 테이크다운을 성공하여 2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 포지션을 유지했다. 3라운드 그래플링은 압도적이었다. 맨손조르기를 완성하기 직전 시합이 종료됐다”라고 승리를 분명히 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는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언론이 관심을 보인 이유다. “박준용이 가진 것은 성격과 지구력뿐이에요. 능력과 기술을 본다면 모든 면에서 제가 훨씬 낫습니다”라고 말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박준용은 정신력과 끈기뿐 아니라 실력과 테크닉을 겸비했다는 것을 2, 3라운드로 증명했다. 성질과 체력만 좋은 선수를 꺾는다고 UFC 미들급 TOP20이 될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는 이번 상대를 높이 생각하니까 나올 수 있는 주장이다.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는 “2년 정도 지나면 타이틀을 놓고 싸울 수 있을 겁니다”라며 박준용을 이겨 훗날 종합격투기 글로벌 넘버원 단체 정상까지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현실이 되지는 못했다.
박준용은 9승 3패로 대한민국 UFC 다승 단독 2위가 됐다.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는 UFC 통산 전적 3승 3패다.
1위 김동현 13승 4패 1무효
2위 박준용 09승 3패
3위 강경호 08승 5패 1무효
4위 정찬성 07승 5패
5위 최두호 05승 3패 1무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