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관(22·김천상무)이 훈련소 이야기가 나오자 미소를 지었다. 전병관은 “인생에서 딱 한 번뿐인 경험이다. 참 쉽지 않더라. 다신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랄까”라며 웃어 보였다.
축구 얘기엔 누구보다 진지했다. 전병관은 김천에서 이건희(27), 김태환(25), 이수빈(25), 김주찬(21) 등 다른 동기보다 빠르게 출전 기회를 잡아내고 있다.
전병관은 “정정용 감독께 감사한 마음”이라며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전병관은 원소속팀 전북 현대 얘기가 나오자 다시 미소를 지었다.
전병관은 “크게 놀랍지 않은 흐름”이라며 “전북에서 동계 훈련을 하며 ‘올 시즌엔 성적이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MK스포츠’가 7월 22일 광주 FC와의 경기를 앞둔 전병관과 나눴던 이야기다.
Q. 무덥고 습하다. 힘들진 않나.
갑자기 더 더워지는 듯하다(웃음). 부대에서 훈련하는 데도 힘들긴 하더라. 그래도 항상 하는 축구다. 잘 이겨내려고 한다.
Q. 군 생활은 어떤가.
많이 적응했다. 몸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쉽진 않았다. 제일 힘들었던 게 훈련소였다. 훈련소에서 한 달 반 정도 있었다. 쉬는 기간이 비시즌보다 길었다. 훈련소에서 나와 보니 몸 상태가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몸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Q. 한 달 반의 훈련소 생활은 어땠나.
인생에서 딱 한 번뿐인 경험이다. 참 쉽지 않았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랄까(웃음).
Q. 무엇이 제일 힘들었나.
군 생활이 처음 아닌가. 24시간 통제된 삶에 적응하는 것이 많이 낯설고 힘들었다. 훈련을 받을 땐 1시간씩 걸어 다녀야 했다. 군대 식단에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힘들었던 기억만 있는 건 아니다. 훈련소에서 소중한 자산을 얻었다.
Q. 무엇인가.
훈련소에서 다양한 동기들을 만났다. 나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했다. 주변에 축구인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세상은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거나 꿈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밖에만 있었다면, 알 수 없었던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 좋았다.
Q. 입대 동기들 가운데 누구보다 빠르게 출전 기회를 잡는 듯하다. 비결이 있나.
비결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정정용 감독께서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신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훈련장에서부터 모든 걸 쏟아내려고 한다. 정정용 감독께서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 물론, 더 잘해야 한다. 결과를 감독님에게 보여드려야 한다.
Q.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엔 정정용 감독의 지도를 받은 김천 출신이 많았다. 그것도 큰 동기부여일 듯한데.
‘국가대표’는 축구를 시작한 날부터 내 꿈이다. 한 번도 ‘국가대표’에 대한 꿈을 잊어본 적이 없다. 늘 그래왔듯이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하겠다.
Q. 정정용 감독은 어떤 지도자인가.
평소엔 편안한 동네 아저씨 같다(웃음). 정정용 감독님은 항상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신다. 하지만, 운동장에서만큼은 다르다. 감독님에겐 선수들을 휘어잡는 강한 카리스마가 있다. 운동장에선 정말 멋진 지도자다. 선수들이 감독님을 믿고 따르게 만들어 주신다.
Q. 원소속팀 전북이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광주 이정효 감독은 “전북의 우승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했다. 전북이 잘 나갈 때 팀에 없다는 것이 아쉽진 않나.
같이 있으면 좋을 거다.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웃음). 나는 전북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놀랍지 않다. 전북에서 동계 훈련을 함께했다. 올 시즌도 전북에서 시작했다. 거스 포옛 감독님이 전북 지휘봉을 잡고 체계를 확실하게 잡아주셨다. 포옛 감독님은 현대 축구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축구를 구사하신다. 그걸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입힌 것 같다.
Q. 사회가 제일 그리울 땐 언제인가.
모든 순간(웃음).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한다. 지금은 가고 싶어도 못 간다. 무언가 먹고 싶어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인내를 더하는 곳이 군대인 것 같다. 물론, 감사한 점이 더 많다. 입대해서 축구를 계속하고 있다. 정정용 감독께서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계신다. 감독님, 김천 팬들의 기대에 꼭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Q. 18일 대구 FC 원정에서 입대 후 첫 공격 포인트(도움)를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를 늘려야 한다. 정정용 감독께서 계속 기회를 주고 있다. 경기장에서 ‘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그동안 공격 포인트가 없다 보니 조급했던 게 사실이다. 대구전 경기력이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도움을 기록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더 좋은 경기력과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김천에서 꼭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인가.
김천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앞장서고 싶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매 순간 온 힘을 다할 거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국가대표는 축구를 시작한 날부터 내 꿈이다. 국가대표란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겠다.
[광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