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시즌도 남은 시점에 이숭용 감독에게 연장 계약을 안긴 것은 그를 ‘청라돔 시대’를 이끌 인사로 봤기 때문이다.
SSG랜더스(대표이사 김재섭, 이하 SSG)가 이숭용 감독에게 3년 최대 18억원 조건의 연장 계약을 안겼다. SSG는 9월 3일 “이숭용 감독과 2026년부터 최대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12억원, 옵션 3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숭용 감독은 2023년 11월 SSG와 2년 총액 9억원에 계약 한 바 있다. 당시 SSG 구단은 2022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하고 이숭용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이 감독이 지휘한 첫 시즌이었던 2024년 이 SSG는 72승 2무 70패를 기록하고 6위를 기록했다. KT 위즈와 동률을 이뤄 사상 최초의 5위 결정전을 치렀지만 패하면서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부임 2년차 시즌인 올해는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가을야구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3일 경기 전 현재 63승 4무 58패의 성적으로 3위에 올라 공동 4위 그룹에 1.5경기 앞서 있다.
일각에선 아직 시즌이 남은 상황에서 이른 연장 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도 있다. 동시에 구단 수뇌부가 정규 시즌이 마무리 되기 전 일찌감치 재계약으로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로 읽힐 수도 있다.
하지만 SSG의 생각은 달랐다. 올해 PS 진출을 위한 동기부여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 감독을 오는 2028년 개장하는 청라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적임자로 본 것이다.
SSG는 “리모델링 중간 성과, 청라돔 시대를 위한 단계적 목표, 감독 재계약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계약 기간을 설정했다”면서 “이번 재계약은 ‘청라돔 시대’를 준비하며 구단의 리모델링 방향성을 일관되게 이어가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현재의 리모델링 성과를 바탕으로, 그 방향성과 과정에 대한 신뢰를 이어가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SSG 구단은 “지난 달에 내부 평가를 진행했다. 1군 뎁스가 취약한 팀 상황(고연령층 비중, 유망주 부족)과 부상자가 속출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리모델링을 묵묵히 실행하면서 방향성과 과정에 대한 내부 평가가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 발표가 나온 것에 대해 추가로 “특히 유망주 발굴·기용으로 1군 뎁스를 두껍게 하며 팀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점, 선수단–프런트 간 소통 문화를 구축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재계약과 관련해 감독님께는 8월말에 구단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계약은 9월 2일에 대표이사께서 감독님과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금일 대표이사께서 직접 광주로 내려가셔서 오후에 재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리모델링’을 현장에서 구현하며 퓨처스 유망주를 과감히 발굴하고 기용했다. 이를 통해 1군 뎁스를 두껍게 하면서 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과 프런트 간의 협업·소통 문화가 자리 잡으며, 퓨처스팀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수진에서는 조병현을 마무리로, 이로운·김민을 필승조로 안착시켰고, 박시후·전영준·김건우·한두솔 등 젊은 투수들이 1군 추격조로 성장했다. 또한 야수진에서도 조형우, 고명준, 안상현 등 젊은 자원들이 두각을 나타냈고, 류효승·현원회 등은 1군 전력 자원으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시즌 종료 이후가 아닌 현 시점에서 재계약을 진행하고 발표한 이유도 이 감독의 리더십에 더 힘을 싣기 위함이다. SSG 구단 관계자는 “시즌 종료 후에 재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리모델링 성과와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에 재계약을 진행했다. 현재 구단 상황에서는 PS 진출도 중요하지만 청라돔 시대를 위해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2년간 함께 일해오면서 그 부분에 대한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구단은 재계약을 통해 리더십 안정을 강화함으로써 남은 시즌 무리한 선수 기용과 혹사를 방지하는 등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또한 현재의 기조 아래 유망주와 기존 선수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내년 시즌 신속한 전력 구성을 위해 빠르게 단행했다”고 밝혔다.
최대 3년이란 계약 역시 2028년 창라돔 시대의 개막과 관련이 있다. SSG 관계자는 “최대 3년 계약은 청라돔 시대를 염두해 뒀다. 3년 기간 설정에는 리모델링 중간 성과와 청라돔을 위한 단계적 목표, 그리고 감독 재계약 사례 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했다. 단계적 목표가 이뤄지면 +1년이 자연스럽게 연장되는 구조다. 감독 재계약 사례는 KBO와 타종목 사례를 함께 검토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숭용 감독은 “구단의 신뢰와 지지에 감사드린다. 남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 가을야구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다. 또한 계속해서 상위권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