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가고싶다.”
527일 만에 선발승과 마주한 이의리의 바람은 KIA 타이거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6-3으로 제압했다.
선발투수 이의리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KIA 승리에 앞장섰다.
최종 성적은 6이닝 3피안타 1피홈런 5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는 97구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측정됐다.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이의리는 이후 KIA가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함에 따라 시즌 마수걸이 승리(3패)를 따내는 기쁨도 누렸다. 이의리가 선발승을 따낸 것은 지난해 4월 4일 수원 KT위즈전 이후 527일 만이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선발투수 이의리의 구위에 힘이 느껴졌다. 볼넷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를 잘 가져갔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의리는 “개운하다. 좀 오래 걸린 것 같기도 한데, 무엇보다 팀이 이겨 매우 좋다”며 울컥했냐는 취재진의 발언에는 “지금 못 던진 경기가 더 많아 그것 때문에 울 것 같다(웃음). 저는 생각이 없었는데, 마음 속에 조금은 (조바심이) 있었던 것 같다. 해야 될 때 못하고 그러다 보니 조급함이 좀 생겼다. 처음 한 4경기 정도 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다음부터는 살짝 조바심이 났다”고 배시시 웃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의 부름을 받은 이의리는 통산 88경기(425.1이닝)에서 27승 25패 평균자책점 4.25를 적어낸 좌완투수다. 다만 최근에는 좋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것. 이후 올해 7월 돌아왔지만, 좀처럼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3회말 오스틴 딘에게 비거리 125m의 좌월 2점포를 맞기도 했지만, 꿋꿋이 마운드에서 버티며 오랜만의 승리와 마주했다.
이의리는 “많이 조급했던 것도 있었다. 형들이 복귀 후 첫 시즌은 어렵다 하셨다. 어쩔 수 없이 안 되나 생각하기 보단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지금도 그렇고 다음 등판도 그렇고 잘 유지하는 것이 제일 큰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이의리의 부활에는 이동걸 코치, 양현종의 도움이 있었다.
그는 “공이 날리는 것이 많이 줄긴 했었는데, (직전 등판이었던 8월 28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 갑자기 많이 날렸다(2.1이닝 2피안타 7사사구 5탈삼진 4실점). 그때는 마운드에서 저도 어떻게 해야 될 줄 몰랐다. 어려운 시간이었는데, (양)현종 선배님, (이)동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덕분에 밸런스적인 부분에서 잘 정립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날린 것들이 있는데, 그래도 위아래로 날리는 것은 괜찮다 생각했다. 그 부분에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현종 선배가 계속 밥 먹는 시간을 반납하시면서 저 훈련하는 것을 계속 도와주셨다. 동걸 코치님도 결국 방법을 찾아야 되고 찾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이런 좋은 투구 한 것 같다”며 “오늘도 날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포수) 한준수 형이 잘 컨트롤 해줬다. 저 스스로도 많은 생각에 안 빠지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의리는 지난달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날도 잠실야구장에서 좋은 기억을 남겼다.
그는 “아무래도 구장 조명이라든지 그런 게 뭔가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창원NC파크와 잠실야구장을 좀 좋아한다”며 “경기장이 크다 보니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결과로 2연승을 달린 KIA는 61승 4무 65패를 기록, 포스트시즌 진출 불씨를 되살렸다.
이의리는 올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을야구 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한다. 못하라는 법은 없다. 최선을 다해 응원하고 저도 잘 던져보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