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라일리 오브라이언(30), 그는 태극마크를 원한다.
오브라이언은 1950년대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조니 오브라이언의 손자인 야구인 가족 출신이며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선수다.
지난 24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그는 “정말 멋진 일”이라며 자신의 한국 혈통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계, 혹은 한국 출신의 선수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그중 하나라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들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한국계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그는 한국을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만난 것을 제외하면 가족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한국에도 방문한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런 그에게 내년 3월 어머니의 나라를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그것이다. WBC는 해당 국가의 국적이 없더라도 부모 국적에 따른 대표팀 선택이 가능하다. 토미 에드먼이 지난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뛰었다.
그는 대표팀 합류가 “분명히 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며 관심을 드러냈다.
단순한 관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실무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관계자와 얘기를 나눴다.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미래의 일은 알 수가 없지만, 확실히 열려 있다”며 대표팀 관계자와 접촉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도 그가 대한민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을 반기고 있다. “어머니가 정말 기뻐할 것이다. 가족들은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해주고 있다. 모든 것이 잘 통한다면 가족들도 정말 기뻐하고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대표팀 합류는 멋진 일이지만, 현실적인 벽을 넘어야 한다. 그의 소속팀 카디널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WBC 1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까지 이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도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쉽지 않은 일정임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은 평생에 한 번 있으맂도 모를 기회다.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 합류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세인트루이스에도 WBC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외야수 라스 눗바는 지난 대회 일본 대표로 참여해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지금은 시즌에 집중하고 있기에 (WBC 얘기는) 많이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당연히 기회가 온다면 선수들의 경험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며 때가 되면 동료들에게 경험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대한민국 대표팀을 경험한 에드먼도 그에게 조언을 줄 수 있을 터. “짧게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표팀 경험을 즐겼다고 하더라. 다음에 기회가 오면 그에게도 조금 더 자세하게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오브라이언은 이번 시즌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40경기에서 46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96 WHIP 1.109 2피홈런 21볼넷 43탈삼진 기록중이다. 24일 경기에서도 9회 2사에서 구원 등판해 대타 윌머 플로레스를 삼진으로 잡으며 세이브 기록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은 좋지 못했다. 부상도 대처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건강하게 잘 던지고 있다. 좋은 시즌”이라며 2025시즌에 대해 말했다. “그저 스스로를 믿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지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중요한 순간들을 이겨내며 자신감을 쌓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오브라이언이 내년 3월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면, 이는 대표팀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는 “투심이 엄청 좋았다.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