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에서 만난다면, 무조건 내가 해야지. 동료들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 나스르)와 유니폼 교환을 원하겠지만, 내가 다 뿌리치고 바꿔보겠다.” 김인성(36·포항 스틸러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전한 말이다.
포항이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ACL2) 일정에 돌입했다. 포항은 9월 18일 원정에서 치른 BG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의 ACL2 첫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김인성은 이날 후반 12분 주닝요 대신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빠툼 원정은 포항 선수단에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포항은 13일 울산 HD와의 라이벌전을 치렀다. 이 경기를 마친 뒤 태국으로 향해 빠툼전을 소화했다. 한국 복귀 후인 21일엔 제주 SK와의 홈 경기를 치렀다. 김인성은 교체로 앞의 3경기를 모두 뛰었다.
김인성은 “이번 태국 원정은 유독 더 힘들었다”며 “6시간 이상의 비행시간 동안 잠을 한숨도 못잤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에 다녀온 선수들이 정말 힘들었을 거다. 우리 팀과 팬들만 생각하면서 어떻게든 버틴 것 같다. 그래도 계속해서 승점을 따내고 있어 기분은 좋다.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 하나로 똘똘 뭉쳐있다는 게 느껴진다. 현재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포항은 2025-26시즌 ACL2의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서아시아 지역에선 호날두가 뛰고 있는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25-26시즌 ACL2 결승전에서 포항과 알 나스르가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김인성이 환하게 웃었다.
김인성은 “내가 포항 팬들보다 더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ACL2 결승전에서 알 나스르를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호날두를 정말 좋아한다. CSKA 모스크바(러시아)에 있을 때 호날두와 붙어본 적이 있다.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은퇴하기 전에 호날두와 다시 한 번 붙어본다면 아주 뜻깊을 것 같다”고 했다.
김인성은 덧붙여 “경기 후 다른 팀 선수와 유니폼 교환을 잘 안 한다.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알 나스르와 ACL2 결승전에서 붙는다면, 그날만큼은 다르지 않을까 싶다. 호날두와 꼭 바꿀 거다. 동료들에게 미안하지만, 그날은 내가 호날두와 유니폼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김인성은 올 시즌 K리그1 27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K리그1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하며 포항 공격에 날카로움을 더하고 있다.
김인성은 “K리그1이나 ACL2나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며 “K리그1에선 최대한 높은 순위로 마무리해 우리 팬들의 자존심을 세워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CL2도 정말 중요하다. 상금이 꽤 크지 않나. 우승컵을 들어 올릴 기회라면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팬들과 또 한 번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