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의 입은 무거웠지만, 그 무게중심은 상황에 따라 달랐다. 자신을 향한 ‘배후설’까지 제기됐던 이이경의 하차 논란에는 철저히 침묵했던 유재석이, ‘조폭 연루설’로 불명예 하차한 조세호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직접 심경을 밝히며 작별을 고했다.
1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조세호의 빈자리를 홀로 채우는 유재석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유재석의 단독 진행 체제가 시작되는 첫날이자,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조세호의 마지막 흔적이 지워지는 날이었다.
녹화장에 홀로 앉은 유재석은 옆에 놓인 ‘자기백(경품 가방)’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 가방의 주인인 우리 조셉(조세호)이 이번 일로 인해 ‘유퀴즈’를 떠나게 됐다”며 조세호의 하차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어 “오랫동안 함께했는데 막상 저 혼자 진행하려니 마음이 참 그렇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유재석은 조세호를 향해 뼈 있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어쨌든 본인이 이야기했듯이,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유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자숙의 시간을 갖게 된 동료에게 성찰을 당부했다.
대중의 시선은 유재석의 이러한 ‘직접 언급’이 이이경 사태와는 대조적이라는 점에 쏠리고 있다. 앞서 이이경이 MBC ‘놀면 뭐하니?’에서 하차할 당시, 유튜버 등을 통해 “하차 배경에 유재석이라는 윗선이 있다”는 식의 루머가 확산된 바 있다. 이이경의 소속사가 직접 나서 “유재석과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으나, 정작 당사자인 유재석은 해당 논란에 대해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으며 무대응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적인 오해를 받는 상황에서는 말을 아꼈던 그가, 오히려 사회적으로 민감한 ‘조직폭력배 연루 의혹’을 받는 조세호의 이슈는 정면으로 다루며 감싸 안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를 두고 방송가 안팎에서는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논란을 정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과 “동료애의 차이 혹은 사안의 경중에 따른 선택적 피드백 아니냐”는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한편, 조세호는 최근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직폭력배 간부와 친분을 맺고,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홍보 및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조세호 측은 “인간관계에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도 범죄 연루 및 금품 수수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여론 악화로 인해 그는 ‘유퀴즈’를 비롯해 KBS2 ‘1박 2일’ 등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날 방송을 끝으로 조세호는 ‘유퀴즈’에서 완전히 퇴장했으며, 프로그램은 당분간 유재석 1인 진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