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스턴건’ 김동현에게 패배했던 UFC 레전드 맷 브라운이 앤서니 조슈아에게 턱뼈가 박살 난 ‘유튜버 복서’ 제이크 폴을 맹비난했다.
폴은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저지먼트 데이 ‘제이크 폴 vs 앤서니 조슈아’ 조슈아와의 메인 이벤트 헤비급 매치에서 6라운드 KO 패배했다.
프랜시스 은가누가 조슈아에게 2라운드 만에 ‘떡실신’ 당한 것을 생각하면 폴은 4라운드 더 버텼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은가누와 폴은 달랐다. 은가누는 조슈아를 이기기 위해 싸웠고 폴은 버티기 위해 싸웠다. 큰 차이다.
이 부분에서 브라운은 분노했다. 그는 팟캐스트 ‘더 파이터 vs 더 라이터’에서 “폴이 보여준 것에는 존중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목숨 걸고 싸우다 쓰러진 것도 아니고 난타전을 하다가 나간 것도 아니다. 그저 더 이상 뛸 수 없을 때까지 도망쳤을 뿐이다. 그리고 결과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반박할 수 있나? 폴은 자기 수준을 넘어선 곳에 있었다. 그러나 이기기 위해 간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간 것이었다. 그리고 큰돈을 벌었다. 그걸로 잘 된 일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폴과 조슈아의 대전료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1억 8400만 달러, 한화 약 2730억원으로 알려졌다. 어느 수준의 비율로 대전료를 나눠가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을 챙겼을 그들이다.
브라운은 “누구나 한 번은 ‘그 정도 돈이면 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폴은 그걸 해냈다. 그 부분은 존중한다. 사업 수완 말이다. 빅 파이트를 만들고 실제로 성사시켰다. 진짜 경기였고 조작도 없었다”며 “하지만 경기력을 존중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단순히 링 위에 오른 것만으로 존중할 수는 없다. 그날 밤, 그의 행동에는 존중할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적인 수완은 존중한다. 이 경기를 성사시켰다. 우리는 앉아서 ‘9000만 달러면 싸우지’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기회는 없었다. 폴은 그걸 만들었다. 잘한 것이다. 하지만 링에 들어간 걸로 존중할 수는 없다”고 더했다.
폴은 조슈아를 상대로 제대로 된 펀치를 내지 못했다. 6라운드 내내 클린치를 시도했고 마치 MMA 레슬링처럼 태클을 하기도 했다. 결국 체력이 바닥 난 6라운드에 큰 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도망치다가 끝난 경기였다.
브라운은 “내가 존중하는 건 고된 훈련을 통해 링에서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폴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기술은 좋아지고 있는데 너무 쉽게 지쳤다. 그건 더럽고 힘들고 지독한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약 했다고 해도 믿을 수 없다”며 “기술이 좋아지는 건 결국 시간의 문제다. 오래 하면 누구나 조금씩 좋아진다. 하지만 존중할 수 있는 건 진짜 하드 워크를 하는 선수들이다. 8라운드 내내 뛸 수 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어쩌면 조슈아도 존중받기 힘든 경기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폴을 상대로 지나치에 여유로웠고 의도적인 클린치를 그대로 허용했다. 복싱이 왜 UFC에 밀리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 그대로 나타났다.
브라운은 “조슈아도 엄청난 찬사를 받을 수 없다. 링을 차단하지 못했고 폴의 게임 플랜에 적응하지 못했다. 아마 8라운드 내내 도망만 다녔어도 살아남았을 것이다. 폴은 그것조차 할 수 없는 체력이었던 것이다. 그냥 뛰다가 지쳤다”고 비판했다.
또 “조슈아가 상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일일 수도 있고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하지만 단순히 링 위에서 다른 남자와 싸웠다는 것만으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건 동의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폴과 조슈아의 경기는 복싱 역사에 큰 의미를 줄 수 없다. 이 게임에서 가장 큰 의미를 남긴 건 결국 거액의 대전료다. 흔히 서커스 매치로 불리는 이유다.
브라운은 “폴은 자신의 유산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건 분명하다. 역사나 기록에 관심 없다. 이 사람은 돈을 벌고 싶어 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그게 목표라면 어쩌면 완벽하게 이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