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가 시상식 무대에서 웃음 대신 사과를 꺼냈다. 개인 수상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몸담은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먼저 언급하며 책임을 짊어졌다. 올해의 예능인상을 받는 자리에서 나온 그의 고개 숙임은, 최근 이어진 프로그램 관련 논란을 정면으로 마주한 선택이었다.
전현무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했다. 축하와 박수가 이어지는 자리였지만, 그의 첫마디는 의외로 무거웠다.
전현무는 “오늘은 축제 같은 자리인데,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많이 무겁다”며 “이렇게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건 처음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 혼자 산다’가 시청자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저를 포함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이 상이 마냥 기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다시 이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다. 부족했던 점들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개인의 수상 소감이 아닌, 프로그램의 대표 출연자로서 내놓은 책임의 표현이었다.
전현무는 이어 “이 상은 제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는 ‘앞으로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2026년에는 시청자분들께 더 흐뭇한 예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나혼산’을 함께 만들어온 제작진에게 사랑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나 혼자 산다’를 둘러싼 여러 이슈 속에서 나온 전현무의 발언은, 해명이나 방어보다는 대표로서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에 가까웠다. 웃음과 축하가 중심이 되는 시상식 무대에서 굳이 사과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전현무는 끝으로 “앞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프로그램의 변화를 약속했다. 상을 받는 자리에서 먼저 고개를 숙인 그의 선택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