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박수를 보내던 배우 송지효의 표정이 조용히 바뀌었다. 한마디 선언이 이어지자, 환호로 채워졌던 시상식장은 잠시 감정의 결을 바꿨고, 그 순간 송지효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5 SBS 연예대상’에서 ‘선한 영향력상’ 수상의 순간은 예상치 못한 여운을 남겼다.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한 정은혜·조영남 부부가 무대에 오른 가운데, 정은혜의 짧지만 단단한 한마디가 시상식장의 공기를 바꿨다.
정은혜는 수상 소감에서 “이제는 정은혜가 아니라 서은혜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성 변경이 법적으로 허가됐음을 전했다. 이어 “발달장애인도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앞으로도 일하면서 사랑하면서 100살까지 팔팔하게 잘 살겠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송지효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상 소감 초반, 그는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보내며 축하의 뜻을 전했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점차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내 흐르는 눈물을 닦는 장면까지 화면에 잡히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송지효의 반응은 과장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거나 큰 제스처를 취하지도 않았지만, 감정을 숨기지 못한 얼굴만으로도 충분했다. 정은혜의 선언과 삶의 태도가 전해준 울림이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앞서 정은혜는 ‘동상이몽2’를 통해 새아버지의 성을 따르기 위한 개명 절차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수상은 그 과정의 연장선이자, 부부로서의 삶과 선택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장면이 됐다.
박수로 시작해 눈물로 이어진 짧은 순간. 그날 시상식에서 가장 오래 기억될 장면은 화려한 수상자가 아니라, 말없이 감정을 받아낸 송지효의 얼굴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