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선수 출신 심권호가 침묵 속에서 간암 수술을 받고 다시 한 번 ‘승리’를 증명했다.
2일 방송된 TV CHOSUN 예능 프로그램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레슬링 레전드 심권호의 근황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심권호의 결혼을 돕기 위한 ‘장가보내기 프로젝트’가 돌연 중단되며, 그의 건강 이상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제작진과 지인들이 심권호의 집을 찾았을 당시 그는 연락이 닿지 않은 채 기운 없이 누워 있었다. 이를 본 어머니는 “결혼은 안 된다. 지금은 결혼할 때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선을 그어 긴장감을 더했다. 제작진 역시 “혼자 두면 안 될 것 같다”며 심각성을 인지했다.
이후 다시 만난 심권호는 자신의 상태를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그는 “술을 마시고 나면 거의 하루를 잔다. 회복이 너무 느리다”며 “작년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정상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간 초음파 검사에서 간경화 소견과 함께 간에 혹이 발견돼 추가 검사를 권유받았다.
하지만 심권호는 한동안 CT 촬영을 거부하며 현실을 외면했다. 그는 “두려웠다. 아직 멀쩡한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알려지는 것도 싫었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애인도, 부모도 아닌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며칠 뒤 심권호는 제작진과 지인들을 다시 불러 “간암을 우연히 빨리 발견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담당 의료진 역시 초기 간암 진단이 맞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간암 때문에 인생이 멈추는 게 싫었다. 그냥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레전드는 도망치지 않았다. 심권호는 결국 수술을 결심했고, 수술 당일 제작진의 응원에 짧지만 강한 한마디를 남겼다. “나는 언제나 승리했잖아.”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심권호는 “간암 잘 잡고 왔다. 많은 응원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까지 네 개의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며 두 체급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레슬링 레전드. 매트 위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났던 심권호는, 이번에도 삶의 가장 치열한 승부 앞에서 끝내 이겨냈다.
침묵 속에서 버텨낸 시간, 그리고 수술대 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멘탈은 그의 말처럼 또 하나의 ‘승리’였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