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함께 마운드에 섰던 순간, 그 장면은 단순한 시구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남았다.
2014년 4월 3일 목동구장. 방송인 이휘재는 ‘201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시구자로 나서며, 쌍둥이 아들 서언·서준과 함께 그라운드에 올랐다. 서언이를 품에 안고, 서준이를 등에 업은 채 등장한 그는 단번에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게감 있는 두 아이를 안고도 이휘재는 흔들림 없이 공을 던졌다. 공은 정확하게 포수 미트로 향했고,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육아 일상을 보여주던 그가, 실제로도 ‘슈퍼맨 아빠’의 모습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당시 현장을 본 팬들은 “쌍둥이를 안고도 정확한 시구라니 놀랍다”, “아이들도 너무 귀엽다”, “진짜 슈퍼맨 같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가족의 추억이 담긴 특별한 장면으로 기억됐다.
그리고 1년 뒤, 그 장면은 또 한 번 이어졌다. 2015년 같은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이번에는 쌍둥이가 직접 마운드에 섰다. 서언이는 시구를 맡았고, 서준이는 배트걸의 도움을 받아 시타에 도전했다. 만 2세의 나이로 기록된 최연소 시구·시타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이휘재는 “울 뻔했다. 업혀 있던 아이가 내려와 직접 던지는 걸 보니 뿌듯했다”며 아버지로서의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2016년 고척스카이돔에서도 삼부자가 다시 마운드에 서며, 세 번의 시구로 이어지는 가족의 기록을 완성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이어진 이들의 이야기는, 이휘재의 방송 인생과도 맞닿아 있었다. 1990년대 데뷔 이후 ‘TV인생극장’, ‘상상플러스’, ‘스펀지’, ‘세바퀴’, ‘비타민’ 등 수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전성기를 누렸던 그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또 한 번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쌍둥이와 함께한 꾸밈없는 일상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여러 논란이 겹치며 활동은 멈췄다. 층간소음 갈등과 가족 관련 이슈, 과거 방송 태도 논란 등이 이어지며 그는 2022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떠났고, 긴 공백기를 보내게 됐다.
그리고 4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이휘재는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3월 28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말미 ‘2026 연예계 가왕전’ 무대를 통해 복귀한 그는 등장 전부터 눈물을 보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 생각했다”는 고백에는 공백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섭외 전화를 받은 날이 어머니 기일이었다”며 “어머니가 도와주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순간, 그의 감정은 더욱 깊어졌다. 이어 “여의도 오는 길이 너무 좋다”는 한마디에는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온 감격이 담겼다.
무엇보다 그를 울린 건 가족이었다. “쌍둥이들이 이제 제 상황을 다 안다”며 “편지를 주더라. ‘아빠 일했으면 좋겠다’고 써 있었다”는 말 끝에 결국 눈물을 보였다.
한때 두 아이를 안고 마운드에 섰던 ‘슈퍼맨 아빠’. 그리고 이제는 아이들의 응원을 받고 다시 무대에 선 방송인. 그의 복귀는 단순한 컴백이 아닌, 시간을 지나온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