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홍렬, 신봉선, 김신영부터 故 전유성의 사위까지. 고인을 사랑했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들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故 전유성을 기렸다.
22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 오션홀에서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이하 ‘부코페’)의 ‘전유성없는 전유성쇼’ 공연이 열렸다.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는 故 전유성이 살아생전 각별하게 아꼈던 이홍렬, 고인으로부터 직접 코미디를 배웠던 신봉선과 김신영, 전유성의 코미디 시장 극단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개그팀 졸탄(이재형, 한현민, 정진욱)이 그의 1주기를 맞아 자연스럽게 뜻을 모아 만든 공연이다. 이들은 故 전유성이 평생 후배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웃음을 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며 모든 것을 개그로 승화시키던 정신을 무대에 고스란히 펼쳐놨다.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의 포문을 연 이홍렬은 “저와 故 전유성과 인연이 깊을 거라고 생각한다. 50년 전이다. 제가 군입대하고 제대한 다음부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말 특별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은 전유성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저의 배웅은 나오셨는데 저에게 하는 말이 ‘너희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꼭 갈게’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는데요’라고 하니 ‘네가 여기 온 만큼 갈게’라고 답하시더라. 이 말을 잊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홍렬은 “남이 이야기라면 썰렁할 수 있는 말도 전유성이 하면 재밌다. 특히 그의 톤을 같이 들으면 재밌다. 또 평상시에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뿜어내시던 분이었다”라면서 “오늘 편안하게 마음껏 웃어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개그팀 졸탄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관객 참여형 콩트로 관객들을 단숨에 공연에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무대에 함께 오른 한 관객은 졸탄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남다른 개그감을 뽐내 웃음을 선사했다.
졸탄에 이어 신봉선이 등장해 환호를 받았다. 차 여사로 변신한 신봉선은 부산 사투리를 써가며 관객과 소통했다. 그러던 그는 객석에서 공연을 보던 김대희를 소환했다. 신봉선은 김대희에게 즉석에서 ‘꼰대희’를 변신시키며 즉석 콩트를 연출했다. 그러면서 “대본이 없으니까 떨리냐. 이 사람은 존경할만큼 꼼꼼한 사람인데 애드리브에 취약하다”며 김대희를 저격해 폭소를 자아냈다.
두 사람은 호흡을 맞추던 중 상황이 꼬이는 듯한 느낌이 들자 “전유성 선배님이 좋아하실까” “지금 마음대로 하고 있다” “열린 결말이다”라며 유쾌하게 상황을 풀어내는 재치를 발휘했다. 신봉선은 김대희에 이어 김준호도 소환했다. ‘둘째아들 준호’로 소개 당한(?) 김준호는 즉석에서 아들을 연기하며 신봉선, 김대희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이후 펼쳐진 마술쇼에서는 故 전유성의 사위 김장섭 씨가 깜짝 출연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장인어른이 평소에 마술을 좋아하셔서 마술을 많이 연습했다. 부산에도 자주 오는데 바다 공기를 좋아해서 그 공기를 자주 마시기 위해 온다. 여기를 떠나면 바다 공기가 그리워지니까 그 공기를 싸 간다”며 풍선 마술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의 마지막은 김신영이 장식했다. 자신의 부캐인 ‘둘째이모 김다비’로 무대에 올라 장내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김신영은 “우리 전유성 조카가 김신영의 교수다”라고 소개하며 “어느 날 전유성 조카가 ‘신영아 노래를 해’라고 해서 한 게 이거다. 처음으로 칭찬을 받은 것도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신영은 “우리 전유성 조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도 ‘김다비’였다. 개그맨도 앨범을 내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라고 하셨다”라고 故 전유성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둘째이모 김다비의 명곡 ‘주라주라’부터 다양한 인기곡을 커버하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편 10개국, 52개팀이 참여한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은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부산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지난 14년간 국내 최초,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코미디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코미디 문화 확산과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에 기여해 왔다. 제14회 ‘부코페’의 핵심 키워드는 ‘레전드의 귀환’으로, 한국 최장수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공연부터 ‘코미디의 거장’ 구봉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김학래·이용식 대환장 토크쇼’와 전유성의 창의적인 코미디 정신을 기리는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 등이 관객들을 찾고 있다.
[문현동(부산)=손진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