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이혜정이 의사 집안에 시집가며 땅까지 혼수로 가져갔지만, 정작 시댁 식탁에서는 자신만 스테인리스 밥그릇으로 식사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10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는 이혜정과 산부인과 전문의 남편 고민환이 출연해 결혼 당시 혼수와 시댁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혜정은 “친정에서는 엄마가 마음에 딱 드신 거예요. 의사에다가 자기 엄마 아버지도 다 의사고 시누이도 의사고, 엄마가 생각한 최상이었죠”라며 친정어머니가 의사 집안과의 결혼을 크게 반겼다고 밝혔다.
당시 친정의 형편도 가장 넉넉하던 시기였다. 그는 “그때 저희 친정이 최고로 잘나가서 잘살던 때였어요. 엄마도 딸 하나 있으니까 원껏 해서 보내야지 생각하셨다”며 “아주 공식적으로 막 내놓고 돈을 썼다”고 회상했다.
혼수 규모도 남달랐다. 이혜정은 “땅도 하나 엄마가 가진 땅으로 주셨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다. 국산 자동차에 12자짜리 자개농도 마련했고, 방송국에서 흑백으로 송출하던 시절에 컬러TV까지 장만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진공 전축도 챙겼다.
예단 역시 어마어마했다. 은수저와 은밥그릇은 물론 시아버지 한복에 금단추를 달고 밍크코트도 세 벌이나 마련했다. 당시 시댁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병원 직원들에게도 카디건 하나씩 예단으로 돌렸다고 했다.
이혜정은 당시 혼수에 들어간 돈을 떠올리며 “엄마가 그걸 차라리 현금으로 줬으면, 그걸로 땅을 사놨으면 아마 강남 땅 몇 평은 제 땅 아니겠어요?”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게 아까워서 이혼을 못 했어요. 진짜로 원금이 아까워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정작 이혜정 자신의 은밥그릇은 없었다. 그는 “저희 친정엄마가 계산을 잘못한 게 그 집 식구들만 다 은수저와 은밥그릇을 하고 시집가는 제 거는 안 한 거예요”라며 “그 집 식구 다섯 분이잖아요. 제 거는 안 한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밥상을 차리면 그 집 식구들은 은밥그릇에 은수저인데 저만 스테인리스 밥그릇으로 밥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식탁에서 느낀 거리감은 밥그릇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혜정은 “그 가족들은 자기네 식구인데 나는 거기에 이물체가 하나 낀 거잖아요”라며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대화에 끼기 어려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앉으면 아버님이 오셔서 환자 보신 얘기를 시작하세요. 어머니도 의사시니까 같이 얘기를 하시고, 시누이는 성형외과를 했어요”라며 가족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환자 이야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분이 산부인과 하시고 한 분은 성형외과를 하니까 같은 얘기를 해요. 그런데 그때 저는 전혀 모르고 저희 집안에 의사가 없었어요”라며 “전혀 모르는 얘기를 하니까 자연적으로 느껴지는 소외감이 생기더라”고 고백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