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렉산더 존슨 “관심도 없던 기록…54경기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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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개막 22경기를 열광시킨 외국선수는 ‘흑기사’로 통하는 서울 SK 알렉산더 존슨이다. 존슨은 전형적인 사기 캐릭터다. 개막 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 절뚝거리는 다리로 존재감 없이 사기를 쳤고, 개막 이후 돌변해 21경기 연속 더블-더블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외국선수로 우뚝 섰다. 사기 맞다. 존슨은 22경기 만에 부상을 당했다. 우려했던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이다. 진단 결과 왼쪽 대퇴부 근육 파열. 결국 왼다리가 문제였다. 존슨은 지난해 12월4일 전반전 이후 코트에서 사라졌다. 16경기 째 결장이다. 내달 2일 울산 모비스전 복귀 예정을 감안하면 19경기 결장이 예상된다.

존슨은 SK의 ‘미친 존재감’이었다. 존슨이 빠진 SK는 17경기서 단 4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존슨은 올 시즌 득점 1위(평균 27.1점) 리바운드 1위(평균 14.6개) 자유투성공 1위(평균 7.1개) 등 3개 부문 선수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존슨의 농구는 일명 ‘무모한’ 농구로 통한다. 막무가내로 골밑을 돌진해 수비를 달고 뜬다. 파울 아니면 득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요령이 있다. 상대 수비를 이용한다. 수비의 움직임을 보고 절묘한 타이밍에 쏘는 슛이다. 한국 농구는 몸싸움에 약하다. 이 약점을 정확히 파고든 성공한 외국선수다.

존슨이 돌아온다. 복귀를 2주 앞둔 존슨을 경기도 용인시 양지에 위치한 SK 숙소에서 만났다.





▲ 더블-더블 기록 따위? “신경 안 써” 시즌 초반 프로농구는 역대 더블-더블 기록을 갈아치우느냐에 집중됐다. 존슨은 개막 이후 연속 더블-더블 기록(19경기)을 갈아치웠고, 정규리그 연속 더블-더블 기록(22경기)에 1경기 부족한 기록을 세웠다. 부상만 아니었으면 기록 갱신이 가능했던 상황.

하지만 정작 존슨은 관심이 없었다. 존슨은 “솔직히 더블-더블 기록은 관심도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기록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존슨은 “다음 시즌에 다시 오게 되면 (더블-더블 기록은) 시즌 전체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22연승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존슨은 개막 전 주목받지 못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연습경기에서도 위력을 발산하지 않았다. 존슨은 한국서 받은 저평가가 낯설지 않았다. 늘 경험했던 부분이었기 때문. 존슨은 “내 농구 인생을 돌이켜보면, 항상 뛰어오면서 저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기를 하면서 더 잘 되는 스타일이다. 부상 때문에 그런 부분이 많았을 뿐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존슨이 돌아온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내달 2일 출격이다. 존슨이 SK의 6강 플레이오프 반전 카드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옥영화 기자
존슨이 돌아온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내달 2일 출격이다. 존슨이 SK의 6강 플레이오프 반전 카드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옥영화 기자
존슨은 국내 무대에서 겁나는 상대도 없다. 1대1로는 누구든 붙어도 자신 있다고 했다. 존슨은 “항상 나한테 더블 팀 수비가 있었기 때문에 껄끄러운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내 상대는 오직 나 자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존슨은 최하위 후보였던 SK를 6강 후보로 올려놨다. SK는 존슨이 뛴 22경기에서 11승11패를 거뒀다. 50% 승률은 6강권이다. 존슨은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마음고생이 컸다.

“TV로 경기를 보면서 괴로웠다. 안타깝다. 맥카스킬이 합류해 잘해주고 있지만, 경기를 보면서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내가 합류한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아직 포기는 이르다. 기회는 충분히 있다.”



▲ 독특한 ‘독불장군’…SK를 사랑한다? 존슨은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다. 사생활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구단 관계자들도 일단 존슨이 방으로 들어가면 상황 종료다. 운동 시간도 스스로 조절한다. 낮잠 시간도 다르다. 방에 불이 꺼져 있으면 꿈나라다. 전화를 해도 잘 받지 않는다. 밥도 웬만해선 방에서 해결한다. 훈련을 일찍 마친 뒤 오후 늦게 잠을 자고 밤에는 미국에 있는 가족과 전화를 하는 것이 일상이다.

존슨이 처음 SK에 합류했을 때 한 달 동안 선수단과 금언 모드였다. 존슨이 원래 말수가 적고 쉽게 마음을 털어놓는 성격이 아닌 탓도 있었고, 존슨의 강한 외모에 선수들도 말을 붙이지 못했다.

문경은 감독대행은 “존슨이 처음 선수단에 합류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말이 정말 많아진 것이다. 그땐 선수들이 무서워 말도 못 걸었다”고 증언했다. 존슨은 일시대체 외국선수인 아말 맥카스킬과도 별로 얘기를 나누지 않는 독불장군이다. 코트에서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존슨은 코트에서 120% 투혼을 발휘한다. 문 감독대행이 걱정할 정도. 존슨은 연습경기 때도 루즈 볼을 잡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허슬 플레이를 해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기도 했다.

현재 존슨은 SK가 좋다. 존슨의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 것. 존슨은 “팀도 감독과 코치도 사랑한다. 해외리그에서 이렇게 길게 뛰어본 적이 없다. 나랑 잘 맞고 마음에 든다. 집에 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아쉽다”고 털어놨다.

문 감독대행과 전희철 코치에 대해서는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존슨은 “젊고 인내심이 많은 감독과 코치다. 선수 생활을 많이 해서 선수가 느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조절도 잘해준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감독과 코치 중 ‘누가 더 좋냐?’는 질문에는 “둘 다 사랑한다. 누구를 선택할 수 없다”고 웃어 보였다.(이 질문을 던질 당시 문 감독대행은 옆에서 존슨의 허벅지를 꼬집고 있었다.)

SK는 “다음 시즌에도 존슨을 잡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국농구연맹(KBL)은 자유계약이 아닌 드래프트 제도로 회기 할 가능성이 높다. 존슨은 “제도가 그렇다면 이해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다시 기회가 있다면 꼭 돌아오고 싶다”고 강한 복귀 희망도 전했다.

존슨이 복귀한다.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의 변수다. 존슨은 SK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SK는 팬이 가장 좋은 팀이다. SK에서 얻은 ‘흑기사’라는 별명도 좋다. SK 팬은 팀의 에너지다. 2주 뒤에 목표대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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