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션 “대학가요제 대상곡 ‘너만이’, 20대의 대범함 비췄죠” [MK★인터뷰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지난 1977년 시작부터 2012년 폐지까지 36년 동안 명성을 이어온 대학가요제의 상징성은 가요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폐지라는 아쉬운 소식 후 7년 만에 다시 돌아온 올해 대학가요제는 펄션이라는 귀중한 밴드를 세상에 알렸다.

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대학가요제의 저력은 낡지 않았고, 가요계에서 지니는 상징성은 녹슬지 않았다. 전국 각 대학에서 300여 개 팀이 참가하며 뜨거운 부활을 알렸으며 예선을 거친 15개 팀이 지난달 경기도 일산에서 개최된 2019 대학가요제 본선 무대에 올라 역량을 발산했다.

대상의 영예는 지난해 11월 첫 결성한 밴드 펄션에게 돌아갔다. 리더 겸 기타 최홍과 보컬 박마성이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펄션을 결성했고, 이듬해 3월 베이스 김범수, 드럼 심재광까지 합류한 동갑내기 완전체 펄션이 완성됐다. 결성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대학가요제 대상이라는 괄목한 성과를 이뤄냈음에도 펄션 네 멤버는 대상의 기쁨이나 으레 가질 법한 오만함에 취하지 않았다.



밴드 펄션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대학가요제
“군 입대 영장이 나왔다. 만약 밴드가 희망이 있다면 좀 더 열심히 해서 입대를 미루고, 그렇지 않으면 군대를 가야한다는 기로에 서 있었는데 대학가요제로 인해 우리 밴드를 대중에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음악을 관뒀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주변에서 더 많은 축하를 해주더라.”(최홍) “사실 우리는 대학가요제에 대해 완벽히 알지는 못하는 세대다. 유튜브로 과거 가요제 무대를 보면서 ‘와,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대상이라는 꿈이 현실로 이뤄지니 믿기지 않더라. 실감이 안 났다. 부모님께서도 좀 더 믿어주시는 것 같고, 자신감도 올라갔다. 무엇보다도 펄션 네 멤버가 뭉치게 된 계기가 된 대학가요제다.”(박마성)

“대학가요제 1등은 뮤지션에게 등용문 같은 존재 아닌가. 특히나 이번엔 가요제 부활이니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컸다.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와 닿지는 않지만 좋은 결과가 있어 기분이 좋다.”(김범수)

“사실 펄션은 여러 대회를 많이 나가서 1등도 해보곤 했다. 그런데 대학가요제라는 큰 대회에서 대상 수상이라니 기분이 색다르더라. 부모님께 보여드릴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는 사실이 뿌듯하다.”(심재광)

펄션은 이미 다수 경연과 페스티벌, 클럽 공연 등 경험을 통해 무대와 관중에 익숙하다. 아무리 경험치가 높은 가수라고 한들 대학가요제 같은 큰 경연 무대에 오르면 긴장한 만도 한데, 오히려 네 멤버는 침착하게 관중 앞에 나섰단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을 떠올리는 네 사람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보다 차분한 감정이 스몄다.

밴드 펄션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대학가요제
“긴장보다는 차분하게 했다. 클럽 공연을 많이 해서 그런지 무대에서 엄청 많이 움직이는 편인데 대학가요제 때는 텐션을 낮추려고 노력했다. 이번 대학가요제 음악 프로듀서인 2AM 창민 선배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최홍) “방송이라는 강박이 있어서 리허설부터 본방송까지 머릿속에 생각이 많았다. 우리가 하던 대로 잘할 수 있을까 싶더라.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멤버들끼리 ‘우리는 경연이 아닌 공연을 하자’라는 이야기를 나눴다.”(박마성)

펄션은 대학가요제 대상 영광을 안겨준 곡 ‘너만이’의 후일담도 풀어놨다. ‘너만이’는 에너제틱한 사운드가 돋보인 록 장르 곡으로, 리드미컬한 분위기를 통해 펄션만의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완성했다. 펄션의 영리함도 돋보였다. 부활한 대학가요제에 딱 맞는 레트로와 트렌디를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기존 무대와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

“‘너만이’는 20대의 대범함과 발랄함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평소 감정 메모를 즐겨하는데, 시간이 좀 흐른 뒤 메모를 들춰보며 ‘내가 그땐 이랬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너만이’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 그 사람만이 바꿀 수 있는 아름다운 게 있다는 마음, 감정에서 비롯된 곡이다. 펑키한 것보다 펄션에 맞게 편곡했다.”(박마성)

“펄션의 개구쟁이, 악동 느낌에 잘 맞고 신나는 곡이 ‘너만이’다. 레트로한 부분도 갖추고 트렌디한 부분도 갖춰 조화를 이루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만이’ 외에도 (박)마성이가 쓴 ‘회개’라고,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모두 잘 어우러지는 곡인데 그 곡도 경연 후보곡 중 하나였다.”(최홍)

밴드 펄션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대학가요제
동갑내기 남자 멤버들끼리 모였으니 말도 탈도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리더 최홍을 주축으로 매주 월요일 정기 회의를 갖고 음악적인 의견을 나눈다. 당장 코앞에 있는 공연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누는 게 아니다. 29살까지 멤버 개개인의 디테일한 목표를 세우고 펄션으로서 세부적인 플랜을 만들었다. 밴드란 숙명처럼 각자의 맡은 바 몫에 충실해야 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오래도록 펄션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고 싶은 네 멤버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여름까지 회사를 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일처리에 대해 생각할 때가 많다.(웃음) 멤버별로 22살인 현재부터 29살까지 1년 단위 목표를 세웠다. 밴드를 하기로 했는데 누군가 돌연 입대한다고 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플랜을 세워 공통된 목표를 찾고 그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올해 목표는 거의 다 이뤘다. 물론 다툴 때도 있다. 신기하게도 나 혼자만 마성, (김)범수, (심)재광이랑 한바탕 했더라. 나를 뺀 세 사람끼리는 싸운 적이 없다.(웃음) 공연 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연락이 안 돼서 답답할 때가 많았다.”(최홍)

“‘나는 이런 음악만 할 거야’라는 고집은 아무도 없다. 애초에 우리는 모든 장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에 모두 동의하며 밴드가 결성된 거라 음악적 아집은 부리지 않는다. 회의 같은 경우 아무래도 (최)홍이가 리더니까 의견을 많이 내고 잘 이끌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박마성)

“회사를 다닐 땐 출퇴근을 하며 공연하고, 또 다음 날 출근하는 패턴의 반복이라 솔직히 힘들었다. ‘대체 나는 누구인가, 뭐하는 사람인가’라는 고민도 컸다. 그런데 우리 멤버들이 잘 믿고 따라와줘서 고마울 뿐이다. 특히 범수는 꾸미는 데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정말 많이 나아진 거다.(웃음)”(최홍)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보다도 22년 동안 지켜온 자존심이다. 지금은 정말 장족의 발전이다.”(김범수)

“범수에게 꾸미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줬다. 사실 음악만 잘하면 사람들이 좋아해줄 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대중에게 보이는 면도 멋있어야 음악도 멋있게 들린다는 걸 밴드를 통해 깨달았다.”(박마성) (인터뷰②에서 계속) /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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