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루지 못한 꿈, 후배들이 이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김준호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밀라노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결승에 출전, 34초 68을 기록하며 12위로 마무리했다.
대한민국 ‘빙속 간판’으로 불린 김준호는 자신의 4번째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2014년 소치에서 올림픽 데뷔한 그는 평창, 베이징에 이어 밀라노까지 입성,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 분위기도 좋았다. 대한민국 남자 500m 신기록(33초 78)을 달성, 메달에 대한 희망이 컸다. 하지만 포디움에 서지는 못했다.
김준호는 공동취재구역에서의 인터뷰에서 “후회 없이 레이스를 펼쳤기에 기분이 좋다. 결과는 팬들의 응원에 미치지 못해 죄송스럽다. 하지만 나는 열심히 준비했고 그 결과에 행복했다”고 이야기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된 것도 벌써 24년, 김준호는 그렇게 마지막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그래서일까. 눈시울이 붉어진 그였다.
김준호는 “부모님께서 지난 24년 동안 열심히 뒷바라지해주셨는데 그 노력에 대한 결과를 이루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상도 있었고 슬럼프도 있었다. 기쁨과 슬픔도 모두 있었다. 그 무게를 잘 견딘 자신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김준호는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파란불(기록 단축)이 켜졌다면 좋았을 텐데 빨간불(기록 초과)이 들어와서 조금 아쉬웠다”며 “그래도 결승선을 지난 뒤 ‘너무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고통과 힘듦이 있었지만 버텼다. 다시 올림픽에 나선다는 건 조금 겁이 난다. 지금의 김준호가 최정상이다. 바라보는 고지가 낮았을 뿐 이제 더 올라갈 곳은 없다”고 더했다.
기대한 올림픽 메달은 없었지만 무려 4번이나 올림피언이 됐다는 건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 그만큼 김준호는 멋진 커리어를 보냈다.
김준호는 “올 시즌 500m 기록도 세웠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또 출전하는 내가 정말 영광스러웠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 너무 좋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올림피언도 멋있다. 올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현역 은퇴는 생각해 보겠지만 앞으로 후배들이 더 잘할 거라고 믿는다.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이뤘으면 좋겠다. 이 자리에 왔을 때 나보다 높은 순위에 있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