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우(27·강원 FC)는 성장에 대한 갈망이 ‘아주 큰’ 선수다. 팀 훈련과 개인 훈련에 착실히 임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한 공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민우를 잘 아는 이들이 그를 ‘서 교수’라고 부르는 이유다.
강원은 3월 3일 오후 7시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6강 1차전 마치다 젤비아(일본)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강원은 처음 출전한 아시아클럽대항전에서 16강이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서민우는 ‘16강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MK스포츠’가 2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16강 1차전 마치다전 대비 최종 훈련을 마친 서민우와 나눴던 이야기다.
Q. 2월 28일 울산 HD 원정을 마치고 강릉 클럽하우스로 이동했다가 춘천으로 왔다. 빡빡한 일정인데 힘들진 않나.
피로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잘 준비해야 한다. 특히,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걸 만회해야 한다. 피로감은 뒤로 미루고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잘 준비하겠다.
Q. 울산과의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에서 1-3으로 졌다. 경기 후 선수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축구 외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서로가 우정을 좀 더 다져야 한다. 팀 시너지가 더 올라와야 한다. 정경호 감독께선 더 단단한 팀이 되길 원하신다. 우리가 감독님을 흡족하게 해드리지 못했다. 체력 회복도 중요하지만, 팀의 방향성, 목표 등을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 부분을 얘기했다.
Q. 마치다와 리그 스테이지 맞대결에선 1-3으로 졌다. 이젠 토너먼트다.
토너먼트지만 1경기로 끝나지 않는다. 홈앤드어웨이다. 180분 경기에 30분 정도 추가 시간이 있을 수 있다. 당장은 홈에서 펼쳐지는 16강 1차전만 생각하고 있다. 홈 팬들 앞에서 치르는 경기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서 원정으로 넘어가야 한다.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이 웃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Q. 리그 스테이지에서 일본 팀들과 붙어봤다. 일본 팀들이 ACLE 리그 스테이지 1~3위를 차지했다. 일본 팀들의 강세 요인은 무엇이라고 느꼈나.
현대 축구의 핵심은 속도다. 특히, 빠른 트렌지션과 템포가 중요하다. 이를 수행하려면 에너지 레벨이 높아야 한다. 유럽 빅리그에선 트렌지션, 템포, 에너지 레벨을 가장 중시한다고 보는데 일본이 이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일본 팀들과 선수 모두가 유럽에 더 가까이 다가서려고 노력 중이지 않나 싶다.
Q. 정경호 감독도 언급했지만, 이젠 일본 선수들이 피지컬에서도 한국을 압도한다고 한다.
피지컬이라고 하면 좀 광범위하다. 피지컬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축구계 관계자나 팬들이 말씀하는 피지컬은 몸과 몸이 부딪혔을 때 파워가 아닐까 싶다. 선수들이 말하는 피지컬과 약간 다르다. 선수들이 말하는 피지컬은 현대 축구에 어울리는 다이내믹함을 구현할 에너지 레벨이다. 빠른 공·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일본이 앞서 있는 것 같긴 하다.
Q. 그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내가 일본 선수들과 대화해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웃음). 다만,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과 얘기 해봤을 땐 시스템의 차이가 큰 것 같다. 일본은 리그가 앞장서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리그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구단들이 이에 맞춰서 따라가는 느낌이다. 일본은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지 않나. 지도자들과 선수들도 그걸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발생하지 않나 싶다.
Q. 강원이 ACLE 16강에 오른 게 처음이다. 처음 아시아클럽대항전에 나서 일군 성과다.
아시아 최고 무대를 누비면서 느낀 게 있다. 상위 레벨로 올라갈수록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는 거다. 지금보다 더 성장하려면 실수 없이 완벽해야 한다는 걸 배운다. 일본 세 팀,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경기를 치르면서 에너지 레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내가 계속 에너지 레벨만 강조하는 것 같긴 한데 정말 중요해서 그렇다. 에너지 레벨은 현대 축구에서 팀과 팀, 개인과 개인 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핵심 요소다. 한국 팀들과 선수들도 그 부분을 인지하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일군 16강이란 성적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8강 이상의 성과를 원한다. 지난 시즌 광주 FC가 주목받았던 건 한국에서 유일하게 8강 무대를 밟았기 때문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Q. 지난 시즌 광주의 성과가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나.
광주가 일군 성과는 희망이다. 우리가 지난해 광주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더하는 기록이 아닌가 싶다. 광주에 이어서 우리도 다른 팀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
Q. 서민우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큰 한 해 아닌가.
개인적으론 공격 포인트를 늘려야 한다. 중거리 슈팅, 과감한 패스 등을 늘리고자 한다. 리그 첫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론 새 시즌 출발이 좋다고 본다. 물론, 제일 중요한 건 팀 승리다. 개인과 팀 모두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팀의 목표는 작년보다 좋은 성적이다. 리그에서 4위 이상의 성과를 내고 싶다. 또 하나 바람이 있다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꼭 나서고 싶다.
Q. 정경호 감독이 지난해 걱정한 게 하나 있다. 대표팀과 월드컵이란 키워드가 서민우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몸에 힘이 들어간다고 해야 하나.
나는 도전자다. 약간 초조한 게 있었던 건 사실이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내 능력을 보여줘야만 또 다른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우선,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대표팀에 꾸준히 뽑히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11월 가나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 나도 경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중요한 건 소속팀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해 나가는 거다. 내가 해야할 것에 계속 집중하려고 한다.
[춘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