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부상없이 건강했던 커리어,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송성문은 절망하지 않았다.
송성문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구단 훈련 시설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심란했다”며 옆구리 부상이 재발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1월 개인 훈련 도중 입었던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 캠프 일정을 소화했던 송성문은 지난 6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캑터스리그 경기 도중 오른 옆구리에 이상을 느껴 교체됐고,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이 심해지기 전 경기를 중단했기에 재활 기간은 1월에 비해 짧았지만, 부상자 명단 등재는 피할 수 없었다.
6일 당시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그는 “며칠 전부터 어느 방향성이라던가 ‘어떻게 해야겠다’ 이런 것에 대해 조금은 느끼고 있었다. 마침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옆구리 느낌이 좋지 않아 너무 아쉬웠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첫 부상 때) 조금 이르게 복귀한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천천히 확실하게 몸을 만들고 가라’는 하늘의 뜻이 아닐까 생각하고 재발하지 않게 열심히 준비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현재 마이너리그 연습 경기까지 소화했고 하루 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실전 복귀를 앞두고 있다. 1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재활이 가능했던 것은, 그가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 멈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송성문은 “홈런을 쳤던 그날 느낌이 조금 타이트하고, 평소보다 더 피로감이 느껴졌다. 그때 두 번째 타석까지 하고 멈춘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았다면 재활이 더 길어졌을 것이다. 욕심에 더하다가는 겨울에 다쳤을 때만큼 쉬어야 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멈췄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갈 길도 멀고, 해야 할 일도 많았던 그이기에 거기서 다시 멈춘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그는 “당장 올해 1년만 야구 할 것도 아니고 앞으로 4년 동안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해야 할 것에 집중하면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에 대해 말했다.
야구 하면서 근육 부상은 처음 경험한다고 밝힌 그는 “근육 부상은 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사실은 조금 더 일찍 복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구단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돌다리도 두들기면서 안전하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지금은 처음 이곳에 넘어왔을 때보다 불안한 것도 없어졌고, 스윙하거나 운동할 때도 불안함 없이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든다”며 신중한 재활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서 홈 개막전을 함께한 뒤 트리플A 선수단에 합류, 재활 경기를 이어갈 예정인 그는 “착실하게 내 과정을 잘 마치고 페이스가 정상으로 올라오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콜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생각하는 타석 수는 없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뛰는 것은 부상 문제도 있고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때 수비력이나 타석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에 대처하는 감각이나 이런 것이 확실히 올라왔을 때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빅리그 데뷔를 위해 착실히 준비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봄 옆구리 부상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무산됐다. 대신 TV 중계로 선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봤던 그는 “너무 자랑스러웠다”며 8강에 진출한 대표팀에 대해 말했다.
“시차가 안 맞았지만, 같이 했던 선후배들도 있다 보니 궁금해서 새벽에 깨서 잠이 안 오고 그랬다. 호주전 때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다시 자려고 하는데 도저히 잠이 안 와서 경기 스코어를 보는데 탈락과 통과 사이를 왔다 갔다 하길래 잠도 못 자고 결과를 확인했다. 잘 싸워주는 모습이 자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꼭 뛰어보고 싶었던 꿈의 무대였는데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등 친했던 후배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그는 “개막 3연전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홈에서 하는데 (이)정후와 그때 보기로 했는데 아쉽게 못 보게 됐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김)혜성이와는 ‘서로 잘해서 빨리 위에서 보자’고 얘기했다. 정후는 시범경기 보니까 역시 이정후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잘하고 있더라. 혜성이는 잘했는데 아쉽게 됐지만, 잘할 거라고 믿는다. 작년에도 그렇게 시작했는데 잘했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될 거 같다”며 웃었다.
캠프가 막바지에 들어간 파드리스 클럽하우스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마이너리그 캠프로 강등된 선수들의 라커가 빈자리로 남아 있었던 것.
그는 “여기 오기 전부터 ‘너무 정을 많이 붙이면 마음이 아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 프로의 세계는 워낙 냉정하다 보니 아쉽긴 한데 그래도 남은 선수들과 시즌 때 많이 볼 수 있을 거 같다. 처음이 오히려 적응이 힘들었다. 한국보다 인원이 많다 보니 선수들을 알아가기도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이름도 알고 얼굴도 알고 얘기도 많이 하는 선수들끼리 남았다 (KBO리그에서 뛰었던) 카일 하트는 한국말로 인사해주고 그래서 많이 힘이 됐다. 서로 응원해주고 있다”며 나름대로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고민이 ‘애리조나에서 갈만한 미용실을 찾는 것’일 정도로 그는 파드리스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해가고 있다. 이제 건강한 몸도 되찾았으니 경기 감각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릴 일만 남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바로 얼굴을 비추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하지만,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 열심히 해서 꼭 자랑스러운 모습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팬들에게 전하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피오리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