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경쟁’이 아니었던 것일까? LA다저스는 스프링캠프 성적과 상관없이 김혜성대신 알렉스 프리랜드를 쓸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렇다.
로버츠 감독은 23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넷LA’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날 발표된 논란의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다저스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기록한 김혜성을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로 내려보내고 18경기에서 타율 0.116(43타수 5안타) 기록한 알렉스 프리랜드를 개막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시범경기 성적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 곳이 메이저리그라고 하지만, 성적이 차이가 나는 두 선수를 놓고 모두의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하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로버츠도 “이번 캠프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먼저 김혜성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해명을 시작했다. “김혜성이 이번 시즌 어느 시점에는 팀을 도울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말문을 연 그는 “김혜성에게 수비 여러 위치, 유격수 중견수 2루수에서 매일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지금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김혜성이 경쟁한 자리는 미겔 로하스와 함께 2루 플래툰을 이루는 자리였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역할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처럼 말을 바꾼 것. 토미 에드먼이 이탈한 상황에서 ‘꾸준한 기회를 줄 수 없다’면, 앞으로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는 시기가 언제인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다음 발언이다. 로버츠는 이어 “프리랜드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이미 보여준 것이 있다. 그곳에서 더 이상 증명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이곳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로버츠의 이 발언이 이번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궤변이 아니라면, 다저스가 사실상 개막 로스터에 김혜성대신 프리랜드를 넣을 것을 이미 결심한 상태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이기도 하다.
프리랜드는 ‘MLB.com’ 선정 2025 프리시즌 리그 유망주 랭킹 72위에 오른 구단 정상급 유망주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트리플A에서 106경기 출전해 타율 0.263 출루율 0.384 장타율 0.451 16홈런 82타점 18도루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이후에는 29경기에서 타율 0.190 출루율 0.292 장타율 0.310 2홈런 6타점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다저스는 그런 그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 것.
로버츠는 프리랜드의 시범경기 성적에 대해 “타석에서 보여준 내용은 괜찮았다. 그저 결과를 내지 못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혜성은 작은 샘플이지만, 좋은 캠프를 보냈다. 프리랜드는 좋은 캠프를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프리랜드가 트리플A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고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재차 이번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프리랜드의 지난 시즌 성적임을 강조했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에인절스와 시범경기 13-5로 크게 이겼다. 3회에만 10점을 냈다. 프리랜드는 9번 2루수 출전, 2타수 무안타 1득점 2볼넷 기록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개막 로테이션도 확정, 발표했다. 개막전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시작으로 타일러 글래스나우, 사사키 로키, 에밋 시한, 오타니 쇼헤이가 나서며 저스틴 로블레스키는 첫 턴에서 롱 릴리버로 합류하지만 이후 상황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예정이다.
[피닉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