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우와!” 하는 감탄사가 가장 크게 터져 나오는 순간은 언제일까? 화려한 윙 슛도, 절묘한 회전 슛도 좋지만 역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이 골망을 찢을 듯 흔들 때다.
중거리 슛은 관중들에게 핸드볼의 재미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진영을 무너뜨리는 핵심 전략이자 핸드볼의 백미로 꼽힌다. 지난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에서는 바로 그 중거리 슛으로 팬들을 열광시킨 여자부 ‘대포알 슈터’들이 코트를 수놓았다.
이번 시즌 여자부 중거리 슛의 주인공은 대구광역시청의 정지인이었다. 정지인은 시즌 전체 111골 가운데 62.1%에 달하는 69골을 9m 중거리 포로 장식했다. 169번의 시도 중 69골을 성공시키며 40.8%라는 안정적인 성공률을 기록했다.
180cm의 압도적인 신장을 보유한 정지인은 단순히 힘으로만 승부하지 않는다. 높은 타점에서 상대 수비 블록 너머로 골키퍼의 위치를 완벽히 읽은 뒤 구석으로 꽂아 넣는 정교함까지 갖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보면서 던지는 지능형 슈터’라는 찬사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청의 우빛나는 정지인과는 또 다른 매력의 파괴력을 선보였다. 시즌 152골 중 58골을 중거리 슛으로 성공시키며 부문 2위에 오른 우빛나는 이번 시즌 시속 99.16km의 강슛을 기록해 여자부 ‘캐논 슈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72cm의 체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힘과 유연한 손목 스냅으로 만들어내는 그녀의 슛은 상대 골키퍼가 반응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우빛나의 중거리 포는 서울시청 공격의 핵심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광주도시공사의 김지현 역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파워 슈터다. 시즌 126골 중 52골을 중거리 슛으로 기록한 김지현은 수비수가 몸을 붙여 압박하는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슛을 날리는 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그녀의 손을 떠난 공이 골망을 흔들 때마다 경기장에는 어김없이 관중들의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수비 전술을 무력화시키는 그녀의 묵직한 한 방은 여자부 최고 수준의 파괴력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중거리 슛은 실패 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할 위험이 크지만, 성공할 경우 경기 흐름을 단번에 뒤집는 ‘게임 체인저’가 된다. 이번 시즌 H리그 여자부를 빛낸 정지인, 우빛나, 김지현 등 거포 3인방의 화끈한 활약은 핸드볼의 역동적인 매력을 알리는 일등 공신이 되었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