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충돌 상황에서도 털고 일어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그의 강인함을 칭찬했다.
바이텔로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가장 화제가 된 선수는 이정후였다. 이날 공수주에서 모두 사건이 있었다. 타석에서는 솔로 홈런을 때렸고 수비에서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으며 주루에서는 상대 2루수와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바이텔로는 이정후의 충돌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공에 맞은 줄 알았다”며 당시 더그아웃에서 지켜 본 상황에 관해 말했다.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선수들이 뒤엉켰고, 공도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그래서 공에 맞았다고 생각했다. 공에 맞았다면 팔꿈치로 맞은 것보다 더 아팠을 것”이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맥닐의 팔꿈치가 턱을 강타하면서 순간적으로 충격을 크게 받았다. 두통도 조금 있었다. 그러나 잠시 시간을 갖고 안정을 취하며 상태가 나아졌다”며 말을 이었다.
한동안 쓰러져 있던 이정후는 이후 다시 일어나 경기를 이어갔다. 바이텔로는 “정이(이정후의 별명)를 알게 되면서 느끼는 건데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인한 선수다. 아마도 고국에 있을 때만큼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아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강인한 친구다. 지나칠 정도로 강인해 가끔 답답할 정도다. 타석에서 내용이 훌륭해도 안타를 못치면 본인은 만족하지 않는다. 그저 ‘잘 싸웠다’는 식의 위안은 원치 않는 선수”라며 이정후의 강인함을 칭찬했다.
2회 때린 홈런은 오라클파크 우중간 외야 가장 깊은 이른바 ‘트리플스 앨리’를 넘긴, 그의 빅리그 커리어 최장거리(414피트) 홈런이었다.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말을 이은 바이텔로는 “실제로는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약간 왼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는 선수다. 오늘 타격 연습 때는 배트 컨트롤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는데 그런 능력을 겸비한 선수는 정말 드물다. 배트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다양한 플레이를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선수다. 그 안에 파워도 숨어 있다”며 극찬했다.
3회초 수비에서는 평범한 뜬공 타구를 놓치기도 했다. 바이텔로는 “공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수비 상황에서 온 힘을 다해 뛰고 나면, 내야수든 외야수든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순간적으로 긴장을 푸는 그 심정을 나도 잘 알고 있다. 내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런 경험이 있다. 잠깐 긴장을 놓게 되는 것이다. 정이는 긴장을 늦추는 순간이 거의 없는 선수다.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잠깐 그런 일이 있었다”며 실책 장면에 관해 말했다.
선발 로비 레이는 예상치 못한 실책에 실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으며 피해를 줄였다. 바이텔로는 “그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리드를 지켜낸 건 로비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대목이었다”고 평했다.
레이의 투구에 대해서는 “다양한 투구를 구사하는 모습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마지막 이닝은 싱커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스트라이크를 공격적으로 꽂아 넣었다. 그는 요령 있는 투수라 평소라면 스트라이크를 던지거나 타자가 나쁜 스윙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마지막 이닝에서는 불펜을 가동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 공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상황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칭찬했다.
레이는 이후 더그아웃에서 사과를 위해 다가온 이정후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바이텔로는 이를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라 칭찬했다.
1회 타격 도중 타구를 발에 맞은 루이스 아라에즈는 경기 도중 교체됐다. 바이텔로는 그의 상태에 대해 “약간 통증이 있다. 엎친 데 덮친 것처럼 또 다시 파울 타구에 발을 맞았다. 그는 열정과 투지로 경기를 하는 선수고 늘 경기에 나서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언제나 상태를 솔직하게 말해준다. 맞은 직후 근육이 뭉치고 뻣뻣해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계속 경기를 소화했다. 안타도 하나 쳤지만, 수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결국 교체되어 나와야 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내일 출전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아침에 확인해봐야 한다. 예전에 JT 리얼무토가 딱 그 부위에 공을 맞고 며칠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며 경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엑스레이 검사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