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의 완벽한 헤더를 막아낸 2000년생 멕시코 거미손 라울 랑헬. 그는 자신의 첫 월드컵을 앞두고 간신히 눈물을 참아야 했다.
멕시코는 자국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순항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한민국을 상대로 단 1골도 내주지 않은 채 2연승, 이미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멕시코의 순항은 랑헬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로부터 시작됐다. 특히 대한민국전에서 조규성의 결정적인 헤더를 슈퍼 세이브한 모습은 하이라이트였다.
랑헬은 2024년 우루과이전에서 A매치 데뷔한 후 지금까지 총 16경기에 출전했다. 사실 멕시코의 주전 골키퍼는 랑헬이 아니었다. 루이스 말라곤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랑헬 역시 벤치에 있었을 것. 그러나 말라곤이 없는 지금, 멕시코는 ‘전설’ 기예르모 오초아가 아닌 랑헬을 주전 골키퍼로 선택했고 대성공했다.
랑헬은 최근 멕시코 매체 ‘TUDN’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 데뷔를 앞두고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내가 선발로 나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월드컵 전까지 큰 정신적인 싸움을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는 남아공전을 앞두고 발표한 선발 명단에서 랑헬을 골문에 세웠다. 랑헬은 이 소식을 들은 후 “솔직히 울고 싶었다. 가족과 그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A조에서 대한민국과 함께 2강으로 꼽힌 멕시코. 그러나 첫 월드컵을 앞둔 랑헬의 입장에선 모든 것이 새롭고 두려웠다.
랑헬은 “월드컵에서 골키퍼로 선발 출전한다는 것, 데뷔한다는 건 엄청난 도전이었다. 그건 내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는 완벽한 시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경기였지만 좋은 느낌을 받았다. 경기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의 압박감이 훨씬 컸다”고 더했다.
멕시코는 월드컵의 단골손님이자 조별리그 통과에 있어선 전문가 수준의 결과를 내는 팀이다. 특히 오초아는 물론 호르헤 캄포스 등 뛰어난 골키퍼들을 다수 배출한 바 있다.
랑헬은 캄포스, 오초아로 이어지는 멕시코 대표 골키퍼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